[이데일리 김수연기자] 우리은행장 재직시절 거액의 파생상품 투자손실과 관련,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은 황영기 KB금융(105560)지주 회장이 결국 사의를 표명했다.
23일 황영기 회장은 언론에 문서를 배포해 "KB금융지주회장직과 이사직을 동시에 사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금융위원회의 징계조치에 의해 KB금융지주 회장직을 유지하는데 법률상 문제는 없지만, 제 문제로 조직 성장 발전에 조금이라도 지장을 받아서는 안된다"고 배경을 밝혔다.
그러나 황 회장은 "우리은행 재직시 CDO·CDS 투자와 관련한 금융위원회의 징계조치에 대하여는 수 차례의 소명 노력에도 불구하고 저의 주장이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재차 강조, 감독당국이 징계한 논리에 대해서는 수긍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 "도전정신과 창의력이 성장·발전의 기반이 돼야 하는 우리나라 금융시장에서 저에 대한 징계로 인해 금융인들이 위축되고 또 금융시장의 발전에 장애가 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되겠다는 간절한 소망이 있다"고 덧붙였다.
황 회장은 오는 29일 KB금융지주 출범 1주년 기념식을 마지막으로 자리에서 물러날 것으로 예상되며, KB금융지주 이사회는 즉시 사표를 수리할 전망이다. 그간 이사회는 (본인이 거취를 표명해주기를) "기다리겠다"는 입장이었다.
이날 조담 이사회 의장은 "다음 절차 등에 대해 오는 25일 사외이사 모임을 갖고 논의하겠다"고 말해 사실상 수용 의사를 밝혔다.
지주 회장 자리가 공석이 되면 정관에 따라 강정원 국민은행장이 직무를 대리하게 된다. 이어 이사회는 회장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새 회장을 선임해야 한다.
그러나 KB금융지주 이사회는 새 회장 선임은 급하지 않다고 밝혀, 상당기간 강정원 행장의 지주회장 대행 체제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조담 의장은 "지금은 조직을 안정시키고 주주도 안심시키는 문제가 중요하다"며 "거버넌스는 급한 사항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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