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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워싱턴 국제회의 비율 6%인데…韓은 절반이 서울 개최 '의존 심화' [M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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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우 기자I 2026.06.10 06:00:03

세계 컨벤션 실적 비교해 보니
美, 개최 도시 210곳, 日 78곳
지역 다양성·인프라 등 탄탄
韓 국제회의 순위 12위 올랐지만
서울 뺀 부산·인천 등 비중 낮아
"개최도시 50%만 늘려도 큰 효과
시군 단위로 세분화한 정책 필요"

국내 대표적인 마이스(MICE) 시설인 서울 삼성동 코엑스(COEX) 전경 (사진=코엑스)
[이데일리 이선우 기자] 한국은 국제회의(컨벤션) 실적의 서울 의존도가 일본 도쿄, 중국 상하이 등에 비해 평균 2배가량 높게 나타났다. 연간 최소 1건 이상 국제회의가 열린 도시 숫자로 비교한 개최지 다양성 등 저변은 아래 순위인 인도, 뉴질랜드, 베트남보다도 뒤처졌다. 대외적으로 세계 10위권, 아시아 3위권인 순위와 상반된 결과다. 산업의 균형 성장과 발전을 가로막는 서울 중심의 수도권 ‘일극 체제’ 양상이 마이스(MICE) 분야에서도 심화하고 있다.

이데일리가 ICCA(국제컨벤션협회)가 최근 발표한 국가·도시별 국제회의 개최 순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은 전체 286건 행사 중 42%가 넘는 121건이 서울에서 열렸다. 2024년 51%까지 치솟았던 서울의 비중은 지난해 부산, 고양, 수원의 비중이 2~6%포인트(p) 늘면서 1년 만에 예년 수준인 40% 초반대로 낮아졌다. 또 다른 지표인 UIA(국제협회연합회) 순위에서 한국의 전체 국제회의 개최 실적(2024년) 중 서울의 비중은 53%에 달했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서울 비중 42%…日·中의 1.8~2.3배

ICCA와 UIA가 매년 개최 실적을 집계해 발표하는 국가·도시별 순위는 국제회의 개최지로서 경쟁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ICCA 순위는 국제 학회와 협회가 3개국 이상 순회하며 정기적으로 여는 참가자 50명 이상 국제회의, UIA는 참가자 규모에 관계없이 비영리 국제기구와 협회 주최로 하루 이상 열리는 국제회의가 대상이다.

한국은 ICCA가 최근 발표한 지난해 순위에서 전체 162개 국가 중 세계 12위, 아시아 40개 국가 중 3위를 기록했다. 121건으로 국내에서 가장 실적이 높은 서울은 전체 1797개 도시 중 세계 9위, 340개 아시아 지역 도시 중에선 2위를 차지했다. 2024년 실적이 가장 최신 지표인 UIA 순위에선 167개 국가 중 세계 6위와 아시아 2위, 서울은 전체 1299개 도시 중 세계 3위와 아시아 1위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은 1위 도시인 서울의 비중이 줄었지만, 상대적으로 여전히 높은 의존도를 보였다. ICCA 순위 기준 서울의 비중은 1년 만에 9%p가 줄었지만, 여전히 40%대에 큰 비중을 차지했다. 1위 도시인 워싱턴의 비중이 6%인 세계 1위 미국보다는 7배, 이탈리아와 독일, 영국 등 상위 10위권 국가들의 평균 비중 26%보다 1.6배 이상 높은 수치다. 국가·도시 순위가 각각 세계 6위, 3위인 UIA 기준으로 봐도 한국의 서울 비중(53%)은 상위 10위권 국가와 도시 중 오스트리아 빈(77%) 다음으로 높았다.

아시아 국가로 비교 대상을 좁혀도 한국의 서울 의존도는 일본 도쿄(24%), 중국 상하이(18%)에 비해서도 1.8~2.3배 높았다. 심지어 아래 순위에 있는 호주 시드니(26%), 인도 뉴델리(23%), 뉴질랜드 오클랜드(36%), 베트남 호찌민(39%)보다도 높게 나타났다. ICCA와 UIA 집계 기준 실적만 보면 상위 3위권의 높은 순위이지만, 의존도로 보면 아시아에서조차 6위, 7위로 순위가 낮아진다. 반면 중국은 별도 국가로 분류된 홍콩·마카오를 포함해도 1위 도시 비중(홍콩)이 22~27%로 한국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특정 도시 의존도가 높다는 건 그만큼 특정 도시에 인프라와 수요가 집중돼 산업 저변이 취약하다는 의미로 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당장은 실적·순위가 높을지 몰라도 앞으로 더 많은 국제회의를 국내로 유치하는 데 필요한 개최지로서 다양성과 인프라 경쟁력 등 성장 잠재력은 부족한 상황이라는 얘기다. 최서우 한국데이터연구소 대표는 “1위 도시 비중으로 본 실적 변동성과 확장성은 한국보다 전체 실적은 떨어지지만 의존도가 낮은 인도(23%), 브라질(24%), 호주(26%)가 훨씬 더 안정적이고 크다”고 진단했다.

서울·부산 1, 2위 도시 간 격차도 4배

특정 도시 의존도가 높을 경우 개최지로서 경쟁력 유지뿐만 아니라 대형 행사 유치로 인한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한때 세계 3위까지 치고 올라갔던 프랑스는 파리에서 하계 올림픽이 열린 2024년 순위가 5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세계 1위로 순위를 끌어올리던 파리가 올림픽 개최로 수용력이 한계에 다다르면서 실적이 줄어든 탓이다. 프랑스는 1위 도시 비중이 10~20%대인 이탈리아, 독일, 영국 등에 비해 파리에 대한 의존도가 37%로 높다.

국제회의 실적의 서울 비중을 낮추기 위해 부산, 인천, 제주 등 후순위 도시의 실적을 늘리면서 산업 저변을 확대해 개최지를 다양화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단기적으로는 서울과 후순위 도시 간 4배 넘게 차이 나는 비중을 줄이면서, 장기적으로 국제회의 유치·개최가 가능한 도시 저변을 넓혀야 한다는 것이다.

ICCA와 UIA 순위에서 매년 부동의 1위를 고수하는 미국은 전체 순위에 포함된 도시가 210개에 달한다. 매년 상위권을 독식하는 독일과 이탈리아, 스페인, 영국, 프랑스 등도 평균 70개 도시가 실적을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해 기준 26개 도시가 포함된 한국의 3~8배 규모다.

아시아 수위를 자리를 놓고 경쟁 중인 일본(78개), 중국(49개)은 물론 인도(31개)도 한국보다 다양한 개최지 옵션을 갖춘 상태다. 한국이 1, 2위 도시인 서울, 부산 간 비중이 4배 이상 차이 나는 것과 달리 격차도 2배 이하로 좁은 편이다.

윤은주 한림대 교수는 “당장 국제회의 개최 도시를 40개로 50%만 늘려도 경쟁력은 몰라보게 달라질 것”이라며 “그러기 위해선 광역 단위로 맞춘 정부 정책의 기본 틀을 광역도에 한해 기초 시군 단위로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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