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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은 “가축 분뇨 등을 쌓아서 비료(퇴비)를 만드는 헛간인 ‘퇴비사’를 축사로 바꾸어버리고, 이보다 규모가 훨씬 작은 퇴비사로 대체하면서 분뇨가 제때 처리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홍천축협과 홍천군 관계자에게 지난 1년간 촬영한 피해 현장 사진과 영상을 공개하며 지난해 3월부터 10월까지 확인된 피해만 22건이었다고 강조했다. 사진과 영상에는 축협이 염소 분뇨 수십t을 목장에 쌓아두고 제때 치우지 않아 비가 오는 날 마을 길을 타고 쓸려온 모습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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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얕게는 2m, 깊게는 4∼5m에서 나오는 건수(乾水)를 식수와 농업용수로 쓰는 주민들의 피해로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이어 지난해 어렵사리 목장 내부를 확인했을 때 배수로 정비가 엉망이었고 축사 주변이 제대로 정리되지 않아 염소똥이 겹겹이 쌓여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마을 차원에서 홍천축협과 홍천군에 여러 차례 민원을 제기했으나 개선된 것은 없었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축협과 군에 각각 개선책을 마련해달라는 건의서를 보냈으나 축협은 이마저도 묵묵부답이었고, 군은 ‘문제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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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근(64) 장평1리 이장은 28일 “여태껏 축산 폐수 유입 문제에 눈과 귀를 감아온 축협과 군청이 원망스럽다”며 “지금까지 청정지역 농산물이라고 판매해왔는데 청정 이미지 추락은 물론 농산물 피해 책임은 누가 질 것이냐”고 일갈했다.
20년째 사는 다른 주민도 “처음 이사 왔을 때부터 축협에 문제를 제기했는데 문전박대를 당하고, 군청에 전화에도 ‘알아보겠습니다’하고 끝이었다. 이제는 집과 땅을 내놔도 팔리지 않는다”며 폐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또 다른 주민은 “축협은 왜 오폐수 처리 시설도 없이 무방비하게 분뇨 섞인 물을 그대로 흘려보내는지, 군은 야구 인구 약 200명을 위해 70억짜리 야구장을 지어놓고는 왜 마을 주민 200여 명을 위한 오폐수 처리 시설 설치에는 무관심한지 묻고 싶다”고 했다.
주민 설명회 당시 축협 측은 “올해 사업 계획에 개선책을 일부 반영했고, 염소는 모두 내다 팔 계획”이라고 전했다.
군 관계자는 “축협에서 농장을 운영하면서 부실했던 점이 많았다는 생각이 든다”며 “충분한 단속과 지도·감독을 못 한 점 사과드리고, 환경과 관련한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