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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군함이 대만해협을 통과하는 건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한 이후 처음이다. 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방문하면서 대만해협을 놓고 미중 간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중국은 예상대로 강하게 반발했다. 대만을 관할하는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 스이 대변인은 “미국 앤티넘과 챈슬러빌 순양함이 대만 해협을 통과하며 노골적으로 화제를 만들었다”며 “동부전구는 미국 군함의 전 과정을 감시·경계했고 모든 동향을 파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동부전구 모든 부대가 고도의 경계태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언제든 어떤 도발도 좌절시킬 준비가 되어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대표 국수주의적 언론인 후시진 전 환구시보 편집장은 이번 미국 함대의 대만대협 진입이“새로운 도발”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미국 측은 이를 통해 대만 당국과 지역 동맹국들을 안심시키고 대륙의 군사적 압박에 밀리지 않는 다는 것을 알리려고 시도한 것”이라면서 “미 군함의 대만해협 통과는 더 이상 대륙에 대한 어떠한 억지력도 가질 수 없다”고 주장했다.
미국과 동맹국은 대만해협 상당 부분이 국제수역이라는 점에서 ‘항해의 자유’ 작전에 따라 함선을 주기적으로 통과시켜왔다.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다. 후 전 편집장에 따르면 2012년 이후 미 군함이 대만해협을 통과한 횟수는 거의 100회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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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26일) 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중국 군용기 35대와 군함 8척은 대만 주변 해·공역에서 활동했다. 미국 공화당 소속 마샤 블랙번 연방상원의원(테네시)이 대만을 방문한 다음 날 이뤄졌다는 점에서 일종의 경고로 해석된다.
이 가운데 Su-30 8대, J-11 3대, J-16 4대 등 전투기 15대가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었으며 J-10 전투기 3대는 대만 서남부 방공식별구역(ADIZ) 안에 진입하기도 했다.
대만해협 중간선은 1955년 미국 공군 장군인 벤저민 데이비스가 중국과 대만의 군사적 충돌을 막기 위해 선언한 경계선이다. 중국군은 펠로시 의장 대만 방문 이후 빈번하게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었으면서 ‘대만의 주권이 중국에 있다’는 그동안의 주장을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다.
한편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토대로 중국이 군함·잠수함을 대만의 각 항구 주변에 배치, 선박의 대만항구 입출항을 봉쇄하려 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더 나아가 중국은 미국을 비롯한 대만 동맹국들의 개입을 차단하기 위해 군용기와 미사일을 동원하는 전략을 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