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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는 19일 독일 뮌헨에서 제품 발표회를 열고 ‘메이트 30 시리즈’ 등 신제품을 발표했다. 이번에 발표한 제품은 메이트 30과 고급형인 메이트 30 프로로 모두 5세대(5G) 이동 통신을 지원한다. 무엇보다 주목받은 것은 이번 신제품이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를 받아 구글과의 거래를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내놓은 제품이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는 지난 5월부터 화웨이와 계열사들을 자국 기업과 거래할 수 없는 블랙리스트 거래제한 명단(Entity List)에 올렸다. 이에 따라 화웨이는 이번 스마트폰에서 정식 계약에 의한 안드로이드가 아닌 누구나 쓸 수 있는 오픈 소스 버전의 안드로이드 ‘EMU10’을 사용했다.
오픈 소스 버전의 안드로이드에서는 다양한 앱과 게임,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구글 플레이스토어를 활용할 수 없다. 또 구글의 유튜브, 지도, G메일 등의 앱도 깔리지 않는다. 다만 웹 브라우저를 통해 유튜브에는 접속할 수 있다. 화웨이가 제공하는 앱스토어를 통해 페이스북, 왓츠앱, 인스타그램 등은 다운받을 수 있다.
화웨이는 자체 앱스토어의 콘텐츠를 늘리기 위해 애플과 구글의 절반 정도의 수준인 15% 정도의 수수료만 받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새 스마트폰을 홍보하기 위해 10억달러의 마케팅비를 지출할 예정이다. 리처드 유 화웨이 최고경영자(CEO)는 “구글의 서비스를 받을 수 없지만, 이것은 세계에서 가장 성능이 우수한 스마트폰”이라며 디자인과 성능을 통해 이를 극복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글 앱을 사용하지 못한다는 점은 치명적이라고 전문가는 입을 모아 말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침대 없는 호텔”이라는 평도 나온다. 이에 따라 화웨이가 주력시장인 유럽에서 점유율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컨설팅회사 가트너의 아네트 짐머만은 “이 스마트폰은 멋진 기능들로 가득 차 있지만 과거처럼 팔리지 않을 것”이라며 “소비자는 자기가 좋아하는 앱을 사용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메이트 30은 내주부터 중국에서 판매된다. 내달 유럽에서도 판매될 예정이다. 가격은 메이트 30이 799유로(884달러), 메리트 30프로가 1099유로, 메이트30프로 5G가 1199유로다. 또 포르쉐 디자인을 모델로 한 2095유로의 기종도 판매한다. 삼성전자의 S10 5G가 1299유로에 판매된다는 것과 비교하면 가격 면에서는 상대적으로 저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