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전망대)아슬아슬한 외줄타기

임일곤 기자I 2011.11.17 15:19:00
[이데일리 임일곤 기자] 둔감해질 때도 됐으련만 뉴욕 증시는 여전히 유럽발 우려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갈수록 회복 속도를 높이는 경제 지표도 유로존 악재를 떨쳐버리기에 힘들어 보인다.

이번주 들어 뉴욕 증시는 경제 지표와 유럽 정국 혼란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전날(16일)의 경우, 10월 산업생산과 소비자물가(CPI)가 긍정적으로 나왔으나 이탈리아와 스페인, 프랑스 등 국채 금리가 크게 상승하면서 장중 좀처럼 힘을 내지 못했다. 결국 장 막판 `유로존 위기로 미국 은행들이 위기에 직면할 것`이란 피치의 경고에 힘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17일에도 증시는 경제 지표와 유로존 우려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계속할 전망이다. 이날에는 주간실업수당 청구건수와 10월 기존주택 착공, 11월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제조업지수 등 주요 경제 지표가 예정돼 있다.

주간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지난주 39만건보다 소폭 오른 39만7000건으로 예상된다. 고용 개선의 기준선으로 여겨진 `40만건 하회` 조건은 충족할 전망이다. 10월 주택착공 건수는 전월 65만8000건보다 감소한 60만5000건으로 추산돼 건설 경기가 아직 회복세로 접어들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용과 주택 경기 개선세가 명확지 않아 호조세를 단정키 어렵다.

다만 필라델피아주 제조업 경기 동향을 보여주는 11월 필라델피아 제조업지수는 전월과 같은 8.7으로 예상된다. 제조업지수는 0을 넘으면 경기가 확장세라는 뜻이다. 지난 10월 지수는 석달만에 처음으로 플러스를 기록했다.

일단 경제 지표는 무난하게 보이나 유로존으로 눈을 돌려보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워낙 부채 규모가 큰데다 회원국 간의 이해관계가 엇갈려 해법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 같은 불안으로 이탈리아와 스페인 국채 수익률은 위험수위로 치솟고 있고, 남유럽에서 시작된 재정위기 불똥은 동유럽으로 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그리스와 이탈리아, 스페인의 정국 혼란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날 예정된 프랑스와 스페인의 국채입찰 결과도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슈퍼위원회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미 연방정부는 재정적자를 향후 10년간 1조2000억달러 줄이기로 하고 의원들이 슈퍼위원회라는 논의체를 만들어 오는 23일까지 재정감축안을 제출하기로 했는데 아직까지 구체적 합의사항이 없다. 합의가 무산되어도 신용등급이 강등될 것 같지는 않지만 내년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정치권의 불협화음은 부담 요인이 될 전망이다.

◇ 경제지표: 미 동부시간 오전 8시30분에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와 10월 건축허가 및 신규주택 착공 건수가 발표된다. 오전 10시에는 9월 기존 주택 판매와 11월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제조업지수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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