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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in][Commodity Issue]유가 100弗 지켜지나

신상건 기자I 2011.05.06 14:42:35

성수기·MENA 정정불안에 가격 지지 가능성
"투기세력 청산은 일시적 현상일뿐" 지적도

마켓in | 이 기사는 05월 06일 14시 12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in`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이데일리 신상건 기자] 간밤 국제유가가 10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그동안 급등세에 따른 투기 세력의 차익 실현 매물과 미 고용지표 부진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가 겹치며 가격을 끌어 내렸다. 전문가들은 일시적 현상으로 미국의 성수기와 중동·북아프리카(MENA) 지역 정정불안에 100달러는 지켜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6월 인도분 가격은 전일대비 배럴당 9.53달러(8.6%) 내린 99.8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3월 16일 97.98달러 이후 7주일래 처음이다. 런던 석유거래소(ICE)의 브렌트유 6월 인도분 선물 가격도 10.73달러(8.9%) 하락한 110.46달러를 나타냈다.

◇ 달러 강세에 차익실현 매물까지

올 들어 국제유가는 100달러대를 넘어서면서 고공행진을 펼쳤다. 특히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기존 양적완화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미 달러화 약세가 예상돼 방향은 위쪽으로 향했다.

그러나 오랜 기간 미 달러화 약세가 지속되면서 최근 들어 조정 기미가 엿보였고 조정에 들어서면서 결국 유가는 10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글로벌 달러 인덱스는 74대를 회복했고 사흘째 오르고 있다.

유가를 끌어내린 또 하나의 주된 이유로 투기 세력에 차익실현 매물의 유입이 꼽히고 있다. 독일의 4월 공장주문이 4% 감소해 시장 예상치인 0.5% 증가를 크게 밑돈 점이 전일 급락세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안도용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유로존의 중심 국가인 독일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크게 부진하면서 시장에 충격이 가해졌다"면서 "이는 미 고용지표 부진과 맞물리면서 투기 세력들의 매도심리를 부추겼다"고 말했다.

◇ 5~8월 美 드라이빙 시즌 돌입

전문가들은 당분간 100달러는 지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달 말부터 8월 초까지 미 성수기인 일명 드라이빙(Driving) 시즌으로 실물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성수기를 맞아 가솔린 재고가 큰 폭으로 줄고 있고 가솔린 재고가 줄어들 경우 이를 채우기 위한 WTI수요가 기대되고 있는 상태다.

손재현 대우증권 연구원은 "현재 유가는 저가와 반발 매수세로 100달러 위로 다시 올라선 상태"라면서 "전일 급락세는 일부 투기 세력의 포지션 청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성수기를 맞아 실물수요 증가로 가솔린 재고가 급격히 줄고 있다"면서 "재고 부족분을 채우기 위해 정제할 때 사용되는 WTI의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미 양적완화(QE2) 정책 유지에 따른 시중 유동성 공급 지속과 중동과 북아프리카(MENA) 지역의 정정 불안이 여전한 점도 가격 상승을 지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시선에서 다소 멀어지기는 했지만 현재 리비아를 비롯해 시리아 예멘 등의 민주화 사태는 전혀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점도 이를 거들고 있다. 특히 예멘은 알-카에다 간부 2명이 미군이 주도한 것으로 보이는 작전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승재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MENA 사태가 정점을 찍기는 했지만 해결국면이라고 볼 수는 없다"면서 "빈 라덴 사망 이후에도 예전과 상황은 똑같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최근 민주화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해 자금을 대거 푼 사우디아라비아의 움직임이 변수가 될 수 있다"면서 "자금을 메우기 위해 원유를 더 팔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임병효 삼성증권 연구원도 "최근 WTI의 가격 동향을 살펴보면 52주간 최저치에 비해 32%가 올랐고 최고치에서 15%가 빠진 상태"라면서 "이렇게 보면 현 가격대가 높은 수준이라고 할 수 없어 더 이상 큰 폭으로 빠지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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