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의 설 명절 선물세트에도 `명품` 바람이 불고 있다. 10만원대 내외의 값싼 선물 세트가 여전히 주를 이루고 있지만, 50만원이 넘는 고가 선물 세트들도 내놓는 즉시 물량이 소진될 만큼 인기가 좋다.
그 동안 백화점에서 주도했던 명품 선물세트 시장에 할인점들이 가세하고 있는 것. 대형마트들은 이같은 변화를 중요한 전환점으로 보고 전략 마련에 분주하다.
◇ "고가상품 덕분에"..설 선물세트 판매 작년보다 90% 늘어
20일 신세계(004170) 이마트는 지난 9일부터 18일까지의 설 선물 세트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92.2% 증가했다고 밝혔다. 선물세트 매장을 개설하고 판매를 본격화한 지난 17일과 18일은 작년 동기대비 신장률이 각각 111.5%와 136.4%에 달했다.
이처럼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은 예년에 비해 고가, 이른바 프리미엄급 선물 세트의 판매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라는 전언이다.
이마트에 따르면 한우세트 `마블링 no. 9`이 55만원대의 고가임에도 준비한 수량의 절반 가까이가 이미 판매됐다. 500세트 한정 제작한 `NOBLE 500 현명농장배`나 `NOBLE 500 청송사과`세트 등도 60% 가까이 소진돼 다음주 초에는 남은 수량이 모두 팔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마블링 no. 9은 작년에 100세트만 팔았고 올해는 300세트로 수량을 늘리는 프리미엄 상품들을 지난해보다 40% 이상 늘렸는데 예상외의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도 `명품수 한우 눈꽃세트` 100개를 59만원에 판매했는데 일주일간 80세트 예약이 완료, 추가물량 확보에 나섰다고 밝혔다. `750년 하늘아래 첫 곶감`(29만9000원) 40세트도 출시 이후 3일 만에 15세트가 판매됐다.
롯데마트는 올해 설 선물세트 예약 판매 실적을 중간 집계한 결과 상대적으로 고가인 쇠고기 선물세트가 전년대비 4.3배, 인삼과 더덕, 버섯 선물세트는 4.2배 늘어났다고 밝혔다.
조익준 홈플러스 프로모션팀장은 "중고가의 선물세트가 주류를 이루는 정육과 수산세트 매출이 큰 폭으로 성장했다"며 "경기회복과 백화점 고객의 대형마트 유입이 맞물리면서 고가의 프리미엄 상품 매출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 품질은 비슷한데..백화점보다 30~50% 저렴
인기의 비결은 대형마트만의 장점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대형마트는 좋은 품질의 상품을 값싸게 공급하는 것이 생명이다. 고급 선물세트의 경우도 품질은 백화점급이지만 가격은 30~50% 저렴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수요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단체로 구입하는 법인보다 개인 고객들로부터 인기가 좋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그는 이어 "올해는 길어진 연휴로 미리 선물을 하려는 개인 고객들이 품격과 가치가 높아진 프리미엄급 선물세트를 할인점을 통해 구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대형마트들은 이같은 판매 패턴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기존의 중저가 선물 세트 수요에다 고가대의 선물 세트 수요까지 늘면서 시장 규모를 더욱 키울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김예철 신세계 이마트 마케팅운영담당은 "올해는 개인 고객 수요가 예년에 비해 3일에서 5일 정도 빨리 나타나고 있다"며 "백화점과 호텔 등의 고급 명품 선물 세트와 비교해 가격은 저렴하고 품격면에서 뒤지지 않는 상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여 소비자 이익을 높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관련기사 ◀
☞이마트 지수, 4분기 연속 100 넘어..`소비심리 좋다`
☞[특징주]신세계 하락..`부진한 4Q 실적 실망`
☞신세계, 실망스러운 4분기 실적..`중립`-맥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