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금센터 "BOJ, 4월 마이너스 금리 탈출해도 'QT' 본격화 어렵다"

최정희 기자I 2024.02.26 10:34:29

4월 회의서 ''제로금리''로 상향
수익률 곡선관리 정책도 폐기
양적긴축 정책까지 이어질 가능성 낮아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일본은행(BOJ)가 4월 마이너스 금리를 탈출하더라도 그뒤 통화정책 경로가 양적긴축(QT) 등 보유 자산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나왔다.

강영숙 국제금융센터 선진경제부장은 최근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전환 가능성’ 보고서에서 “마이너스 금리 정책 종료 시점이 4월 금융정책회의가 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시장의 관심은 그 이후 통화정책 운영 경로로 이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출처: 국제금융센터
주요 경제지표들이 중기적 인플레이션 환경 전환을 확신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지만 초완화적 통화정책 수정을 지지하는 방향으로 진전되고 있다.

신선식품을 제외한 작년 4분기 물가상승률은 2.6%다.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둔화되고 있지만 서비스 물가 압력 확대로 목표수준 2%를 지속하고 있다. 단위노동비용 증가율은 0%수준에 머물고 있으나 올해 임금상승률이 작년 수준을 상회할 경우 단위노동비용 증가폭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국내총생산(GDP) 갭은 내수부진으로 플러스 전환이 지연되고 있으나 이는 엔저 영향이기도 하다. GDP갭은 작년 3분기 마이너스(-) 0.6%포인트로 마이너스폭을 점차 줄이며 0을 향해 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강 부장은 “일본의 통화정책 정상화는 수익률곡선관리(YCC) 폐기, 마이너스 금리 정책 종료, 자산 매입 축소 순으로 진행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YCC는 국채 매입 부작용, 수익률 곡선 평탄화 위험 등으로 마이너스 금리 정책 종료와 함께 폐기되거나 그 이전에 폐기될 가능성이 높다. 강 부장은 “포워드 가이던스는 임금 상승을 수반한 2% 물가상승률 달성이 관건인데 양호한 춘투 결과가 확인되면 마이너스 금리 정책 종료는 4월 회의에서 제로금리정책으로 전환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양적긴축(QT)으로의 전환은 쉽지 않다는 평가다. 강 부장은 “YCC 유연화 조치(10년물 국채 금리 1%)에도 불구하고 국채금리가 1%를 넘지 않고 있는 것은 ‘오버슈트형 커미트먼트’하에서 일본은행의 국채 매입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오버슈트형 커미트먼트는 신선식품을 제외한 물가상승률이 안정적으로 2%를 상회할 때까지 본원통화 공급을 확대한다는 내용이다.

일본은행은 물가상승률의 목표 달성이 가시화되면 오버슈트형 커미트먼트를 포함한 모든 금융완화 조치들을 재검토할 것임을 시사했다. 실제로 일본은행의 국채 매입 규모는 만기도래분을 재투자하는 수준으로 축소됐고 상장지수펀드(ETF) 등의 매입은 작년 10월 이후로 전무한 상황이다.

그러나 강 부장은 “국채 중도 매각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점, 정부 지출의 국채 의존도가 30%를 넘는 점 등을 감안하면 일본은행이 보유 잔액을 빠르게 축소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일본은행은 ETF 등에 대한 자산매입을 중단한 후 보유자산 축소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 단기내 매각에 나서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강 부장은 “하방 위험에 취약한 일본 경제 상황과 일본은행의 막대한 보유자산 규모는 양적긴축 등 통화정책 정상화 추진이 쉽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일본은행의 국채 보유 잔액은 전체 발행 잔액의 54%에 달하며 주식 보유 잔액은 미실현 수익을 포함할 경우 70조엔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다만 완화적 금융환경이 지속될 경우 엔저가 지속되고 자산시장이 과열될 수 있다는 점은 딜레마로 지목된다.

강 부장은 “일본은행 통화정책이 정상화될 경우 시장 영향에 대한 경계감이 높은 가운데 국채 시장은 금융정책 기대 변화에 따른 변동성 확대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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