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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위해 민주당은 백범 김구 선생으로 대표되는 독립운동가들에 대한 역사 재정립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대표적인 게 현재 효창공원에 있는 백범의 묘를 서울국립현충원으로 이장하는 것이다. 김민석 민주연구원장은 “백범 김구를 배롯해 효창공원에 계신 윤봉길, 이봉창, 안중근 등 건국의 주역들을 서울국립현충원으로 이장해야 한다”며 “특히 백범은 정부수반급으로 모셔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이 3.1운동과 임시정부, 백범에 대해 강조하는 것은 현 정권의 지지기반인 진보개혁 세력의 뿌리가 여기서부터 출발한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의 뿌리가 3.1운동이고, 독립운동을 대표하는 인물이 바로 백범이라는 것이다.
추 대표가 “일본제국주의에 맞선 3.1독립운동과 대한독립선언의 정신은 대구 2.28 민주운동, 4.19혁명, 부마민주항쟁, 광주민주항쟁, 6월항쟁 그리고 촛불혁명으로 오늘날까지 우리의 가슴 속에 큰 강물처럼 유구히 이어져 오고 있다”고 한 것도 이같은 취지의 발언이다. 또 민주당은 개정헌법 전문에 3.1운동과 임시정부뿐 아니라 부마항쟁과 5.18민주화 운동, 6.10민주화항쟁, 촛불시민혁명 등 독재에 맞선 민주화 역사를 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김 원장은 “진보진영이라고 말하는 애국민족평화개혁 세력은 김구로부터 출발해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으로 이어져 왔다”며 “이 세력의 노선 정립을 위해서도 백범에 대한 위상 재정립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진보정권의 장기집권 플랜이 본격 가동되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30~50대를 핵심 지지층으로 하고 있는 민주당이 장기집권을 하기 위해선 10~20대를 지지층으로 흡수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진보진영에 유리한 역사관을 심어주는 게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실제 정치권에서는 보수정권인 이명박·박근혜 정권 9년 동안 역사교육을 받은 10~20대들이 바로 윗세대인 30대보다 상대적으로 보수화됐다고 분석하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0~22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남여 10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정당지지도를 보면 20대의 여당 지지율은 43%로 30대 53%, 40대 64%, 50대 50%보다 낮았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현재 진보진영은 30~50대를, 보수진영은 60대 이상을 핵심 지지층으로 하고 있다”며 “진보, 보수 어느 쪽이든 향후 집권을 위해선 10~20대의 마음을 사로잡는 게 필수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