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일제강점기 이후 방치된 '광릉' 정비작업 완료

채상우 기자I 2017.08.27 15:43:27

무성하게 자란 나무와 풀 제거…돌길 등 복원 계획

문화재청은 광릉의 조경을 복원하기 위해 세조릉과 정희왕후릉 사이에 무성하게 자랐던 나무와 풀을 제거하고 잔디를 심는 정비작업을 최근 완료했다고 27일 전했다. 사진은 광릉 정자각 뒤편의 나무(붉은원)가 무성한 올해 1월(위) 모습과 정비 후 나무가 사라진 7월(아래) 모습(사진=문화재청).
[이데일리 채상우 기자] 일제강점기 이후 무관심 속에 방치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광릉이 원형을 회복했다.

문화재청은 광릉의 조경을 복원하기 위해 세조릉과 정희왕후릉 사이에 무성하게 자랐던 나무와 풀을 제거하고 잔디를 심는 정비작업을 최근 완료했다고 27일 밝혔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광릉은 조선 제7대 임금인 세조(1417∼1468)와 정희왕후(1418∼1483)가 잠들어 있는 무덤이자 조선 최초의 동원이강릉(同原異岡陵)이다. 동원이강릉은 서로 다른 언덕 위에 왕과 왕비의 능을 둔 무덤을 뜻한다.

1915년 간행된 ‘조선고적도보’에 따르면 세조릉과 정희왕후릉의 중간에는 나무가 없었다. 일제강점기 이후 삼림 관리를 하지 않아 왕릉의 제사 건물인 정자각(丁字閣) 뒤쪽까지 나무가 자랐다. 그 결과 세조릉에서 정희왕후릉이 보이지 않게 됐다.

김흥년 조선왕릉관리소 전통조경팀장은 “광릉의 무덤들 사이에 뿌리내린 나무는 소나무, 참나무, 낙엽수 등이 혼재돼 있었다”며 “베어낸 나무의 나이테를 분석한 결과, 수령이 80∼90년 정도였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조선시대에는 왕릉을 지키는 관리인 능참봉이 있어서 삼림 관리가 잘됐으나, 일제강점기부터는 한동안 왕릉을 돌보는 사람이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팀장은 “조선왕릉이 세계유산에 등재된 뒤 왕릉 주변의 외래 수종을 잘라내고 우리나라의 고유한 나무를 심고 있다”며 “조선왕릉이 제 모습을 찾을 수 있도록 관리 계획을 수립해 차근차근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광릉 경관 회복 사업에는 정자각 앞으로 난 돌길인 신로(神路) 정비, 우물인 어정과 금천교 복원도 포함돼 있다. 또 왕릉 앞에 세우는 홍살문을 지금보다 남쪽으로 이전하는 방안도 담겼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