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국내 신용평가사가 해외 사업장에서 대규모 손실을 낸 GS건설과 SK건설의 신용등급을 잇따라 내렸다.
24일 한국기업평가, NICE(나이스)신용평가, 한국신용평가 등 국내 신평 3사는 GS건설(006360)과 SK(003600)건설의 신용등급을 모두 한 단계씩 하향했다. 이에 따라 GS건설의 신용등급은 기존 ‘AA-’에서 ‘A+’로, SK건설의 신용등급은 기존 ‘A+’에서 ‘A’로 낮아졌다.
특히 두 회사는 모두 최근 진행된 17회 이데일리 신용평가전문가 설문(SRE)에서 신용등급이 적정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은 기업들이다. 설문에 참여한 시장참여자 109명 중 23명(21%)이 신용등급이 적정하지 않은 기업으로 GS건설을 선택했으며, 11명(10%)이 SK건설을 꼽았다.
SRE에서 나타난 시장참여자들의 우려가 신용등급 하락으로 이어진 것이다. 이보다 앞서 NICE신평은 SRE에서 36표(33%)를 받은 현대상선의 신용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린 바 있다.
신용평가 3사는 GS건설과 SK건설이 해외 사업장에서 원가율 상승으로 추가 손실을 낼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추가 손실 위험 때문에 회사의 재무안정성이 저하됐다는 평가다.
한국기업평가는 두 회사에 대해 “이익기여도에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던 해외부문의 부진한 수익성이 당분간 지속돼 전체 영업실적이 정상화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신평사들은 두 회사가 해외에서 저가 수주 경쟁을 펼치며 재무구조가 악화됐다고 지적했다.
한국신용평가는 GS건설에 대해 “저가 수주한 해외 현장에서 대규모 자금유출이 발생해 순차입금이 1분기 1조2000억원에 이른다”며 “재무부담이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SK건설에 대해서는 “해외 건축과 플랜트 관련 공사미수금이 대폭 증가해 순차입금이 늘어나고 있다”며 “2011년 말 4000억원인 해외공사미수금이 지난 3월 말 1조원에 달해 추후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와 함께 전반적인 주택경기 침체도 신평사들의 신용등급 하향에 영향을 미쳤다.
NICE신용평가는 GS건설에 대해 “분양실적이 부진한 일부 주택현장의 매출채권 등 관련 자산 장기체화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우발채무 현실화 가능성 등에 따라 재무안정성이 낮아졌다”고 평가했다. 이어 SK건설에 대해서는 “건설 관련 금융시장 불안정 등으로 차입금 등 차환 관련 부담요인이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한편 GS건설, SK건설과 마찬가지로 해외 사업장에서 손실을 낸 삼성엔지니어링에 대한 신용등급 하향은 없었다. 한국신용평가는 “주택사업 리스크가 없고, 차입 부담이 크지 않다”며 “주요 원가상승이 신규시장 진출 과정의 학습비용으로 분석돼 추가 부담이 없을 전망”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