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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1.9兆 ‘잭팟’부터 美 BINSA 발의까지[바이오 주간 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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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민지 기자I 2026.06.06 09:01:02
[이데일리 손민지 기자] 6월 첫째 주(1~5일)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한미약품(128940)의 초대형 기술수출이 단연 화제를 모았다. 미국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 릴리와 총 1조9000억원 규모에 달하는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의 기술 경쟁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책 측면에서는 미국 의회가 중국 바이오산업을 겨냥한 법안을 발의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사업 전략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한미약품 공시에 공개된 한미약품과 미국 일라이릴리 계약 내용. (그래픽= 챗GPT)




한미약품, 美 릴리의 선택을 받다

한미약품은 지난 1일 미 일라이 릴리와 지속형 GLP-2(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2) 신약 후보 물질 ‘소네페글루타이드(Sonefpeglutide·HM15912)’에 대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계약 체결일은 지난달 31일이며, 계약기간은 로열티 기간 만료일까지다.

총계약 규모는 최대 12억6000만달러(약 1조8973억원)에 달한다. 한미약품은 이 중 7500만달러(약 1129억원)는 선급금(업프론트)으로 즉시 받는다. 이후 임상개발과 허가, 상업화 성과 등 단계별 조건(마일스톤)에 따라 최대 11억8500만달러(약 1조7844억원)를 받게 되는 구조다. 상업화 이후에는 연간 순매출액에 연동된 별도의 료열티(경상기술료)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한미약품 측은 “마일스톤과 경상기술료의 세부 사항은 공개 불가”라고 설명했다.

계약에 따라 한미약품은 한국을 제외한 전 세계 개발·제조·상업화에 대한 독점적 라이선스를 일라이 릴리에 이전한다. 다만 현재 단장증후군 관련 장부전(SBS-IF) 환자를 대상으로 미국과 유럽연합(EU), 한국에서 4주 1회 투여로 진행 중인 글로벌 임상 2상까지는 한미약품이 완료할 계획이다. 해당 임상의 종료 시점은 내년 12월로 예정돼 있다.

소네페글루타이드는 한미약품의 장기 지속형 바이오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LAPSCOVERY) 가 적용된 GLP-2 아날로그 신약 후보물질이다. 장 절제 등으로 장 길이가 짧아져 영양분과 수분을 잘 흡수하지 못하는 단장증후군(SBS)다등 희귀 소화기 질환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다.

랩스커버리를 통해 반감기를 크게 늘려 세계 최초로 월 1회 투약하는 지속형 제형으로 개발되고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현재 사실상 단장증후군 치료제 시장은 ‘1일 1회 투여’ 방식인 일본 다케다제약의 ‘가텍스(테두글루타이드)’가 연간 1조원 수준의 매출을 기록하며 독점적 지위를 구축하고 있는데, 소네페글루타이드가 상용화에 성공할 경우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계약이 단순히 하나의 기술수출 성과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미약품이 보유한 비만·대사질환 파이프라인 전반에 대한 글로벌 제약사들의 관심이 재확인됐다는 평가다.

정희령 교보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딜 체결 기대는 삼중작용제 HM15275, UCN2 유사체인 HM17321 파이프라인에 존재했던 만큼, 향후 추가적인 기술이전 체결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판단한다”며 “UCN2의 경우 GLP-1 계열 비만체료제의 언맷니즈(미충족 의료수요)인 근감소 부작용 해결된 파이프라인으로, 비만 시장의 후발 주자 및 선두 업체 모두 딜 체결 가능성 높은 물질”이라고 말했다.

미국 하원 중국공산당 특별위원회가 2일(현지시간) '물레나르·딩겔 의원, 바이오산업의 중국 이전을 막기 위한 법안 발의'를 제목으로 낸 보도자료 일부. (출처= 미국 하원 중국공산당 특별위원회)




美 의회 “중국 바이오 투자 막겠다”

지난 주는 미국이 대중국 바이오 규제 움직임을 보이면서 글로벌 바이오 업계에도 이목이 쏠렸다.

미국 하원 중국공산당 특별위원회에 따르면 2일(현지시간) 미시간주의 존 물레나르 미국 하원 중국 특별위원회 위원장과 데비딩겔 미국 민주당 하원의원은 ‘바이오기술 투자 국가안보법(BINSA)’을 공동 발의했다.

해당 법안은 적대국 바이오 기업에 대한 미국 투자를 지난해 통과된 ‘포괄적 해외 투자 국가안보법(COINS)’ 요건의 적용을 받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적용 대상에는 의약품 개발과 바이오의약품 제조, 임상 연구개발 등이 포함된다.

해당 법안이 통과되면 미국 제약사의 중국 바이오기업 대상 라이선스 계약, 합작투자(JV), 지분 투자 등이 재무부 심사 대상에 포함된다. 기술과 지식재산권(IP) 이전을 포함한 계약도 규제 대상이 된다.

최근 몇 년간 미국 빅파마들은 중국 바이오텍으로부터 후보물질을 도입한 뒤 글로벌 임상을 진행하고 상업화하는 전략을 적극 활용해 왔다. 실제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은 최근 중국 항서제약과 152억달러(약 22조원) 규모의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 의회는 이 같은 협력이 단순한 자본 투자와 기술 제휴를 넘어 중국 바이오산업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특히 미국의 자본과 신약 개발 노하우 등이 중국으로 이전되면서 장기적으로 미국 제약·바이오 산업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업계에서는 당장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면서도 향후 미국 시장을 겨냥한 기술수출 전략과 중국 바이오텍과의 협력 구조에는 적지 않은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 기업들 역시 중국 바이오텍에서 후보물질을 도입한 뒤 글로벌 개발을 추진하는 등의 협업 사례가 늘고 있는 만큼 관련 법안의 향방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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