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전날(11일) 지시한 8·15 광복절 특별사면의 규모와 관련, 청와대는 12일 “관계부처에서 대상과 범위 등에 대한 검토할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드러냈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광복절 특사에 대한 경제인 포함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관계부처에서 검토할 사항”이라며 이처럼 말했다. 박 대통령의 사면 결정은 2014년 1월 설 명절 직전과 지난해 8월 광복 70주년 사면에 이어 세 번째다.
앞서 박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광복 71주년을 맞이해 국민의 역량을 모으고 재기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사면을 실시하고자 한다”며 광복절 특사를 공식화했다. 지난 8일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청와대 오찬자리에서 제안한 걸 박 대통령이 흔쾌히 수용한 결과다. 특히 박 대통령이 ‘재기의 기회’를 언급한 데 이어 “지금 우리 경제가 대내외적으로 어려움이 많고 국민의 삶의 무게가 무겁다”며 경제위기까지 강조한 만큼 지난해 광복 70주년 특사에 이어 올해에도 대기업 총수 등 경제인이 포함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현재 수감 중인 기업인은 이재현 CJ그룹 회장을 비롯해 이호진 태광그룹 회장,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현재현 전 동양그룹 회장,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 최재원 SK그룹 수석 부회장, 구본상 전 LIG넥스원 부회장 등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경우 지난 2014년 수감 생활을 마치고 집행유예 기간 중이며 지난 2013년 4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은 담철곤 오리온 회장의 이름도 사면 대상자에 오르내린다.
다만 기업인 사면에 대한 여론이 여전히 부정적인 데다, 박 대통령이 2012년 대선 당시 특별사면권의 엄격한 제한을 공약으로 내걸었던 만큼 사면·복권될 기업인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광복절 특사 때도 사면 폭이 커질 것으로 기대됐으나 경제인은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14명만 포함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