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이 중국 시장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업체들이 1000위안(약 17만원)대 저가 스마트폰을 쏟아내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이를 통해 중국업체 중에서도 삼성전자(005930)와 같은 세계적 단말기 제조업체가 탄생할 수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4일 보도했다.
◇‘중국인도 이제 정품 쓴다’ 중국업체 점유율 급등
중국의 스마트폰 시장은 최근 급속한 변화를 겪고 있다. 정부 인가를 얻어 정품을 판매하는 중국업체 점유율이 급증했다.
지난 1~3월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업체별 점유율 1위는 한국 삼성전자(24.9%)가 차지했지만 2,3,4,7위를 모두 중국업체가 휩쓸었다. 화웨이, ZTE, 레노보, 유롱 등 중국 4개사 점유율 합계는 37%에 달한다.
대만 산업경제지식센터(IEK)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의 점유율 합계가 2010년 6.6%에서 2011년 24.5%로 급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지난 3분기에 삼성이 16.7%로 1위를 차지했으며 레노보가 14.8%로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일 보도했다.
세계 스마트폰 연간 출하대수에서도 중국업체들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2010년 12월부터 1년간과 2011년 6월부터 1년간을 비교하면 중국업체들의 총 출하대수는 1억400만대에서 1억5200만대로 46% 늘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의 출하량 증가율은 12%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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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같은 변화는 중국 업체들이 3G 네트워크 구축과 함께 스마트폰 가격 인하에 적극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국에서는 3~4년전만 해도 품질검사와 세금납부를 거치지 않은 이른바 ‘산짜이(山寨)’라 불리는 무적(無籍)제품이 유행했다. 중국 정부가 삼성, 노키아, 에릭슨 등을 겨냥해 지난 2007년 10월 휴대전화 라이센스 제도를 폐지하면서 누구나 부품을 조립해 휴대전화를 제조·판매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중국 고소득층은 그동안 애플 아이폰 등 5000 위안(약 87만원)대 고급 스마트폰을 구입하고 저소득층은 1000위안의 ‘겉모습만’ 아이폰인 산짜이 제품을 구입했다.
중국 업체들은 저소득층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1000 위안에 판매할 수 있는 저가 단말기를 개발했다. 이에 따라 저소득층들도 대기업 정품제품을 구입하게 된 것이다. 업계에서는 “산짜이 천국인 선전에서도 스마트폰 산짜이가 거의 판매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화웨이, ZTE 등 유력 메이커 ‘북적’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이자 세계적 통신장비 제조업체인 ZTE는 지난해 3.5인치 액정 패널을 탑재한 ‘블레이드(Blade) U880’을 중국에서 출시했으며 올해는 듀얼코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를 적용한 1000 위안 스마트폰을 선보이며 저가 스마트폰을 공략하고 있다.
왕용 ZTE 부사장은 “중국은 ZTE의 본거지다. 중국인 수요를 잘 파악하지 못하고는 글로벌시장에서 뛰어난 제품을 만들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화웨이는 ZTE보다 상위기종을 주력으로 삼았다. 화웨이 스마트폰 브랜드 ‘어센드(Ascend)’의 4가지 라인 중 1가지만이 1000 위안 모델이다.
일본 시장 조사업체 테크노시스템리서치 부국장기시카와 히로시는 “ZTE는 저가 스마트폰에 소규모 제조업체의 저가 LCD 패널 모듈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며 “화웨이는 상대적으로 저비용 부품을 적게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밖에 레노보와 유롱 등도 저가 모델 물결을 타고 단숨에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신문은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전자, 애플, 중국업체 등 3강체제”라며 “이 가운데 ‘제2의 삼성’이라 부를 수 있는 세계적 메이커가 나타나도 이상하지 않아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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