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교사는 출근할 때마다 학교에서 해당 학생을 마주칠 일을 생각하면 두렵다고 한다. 해당 학생은 학교 측의 분리 조치로 특별실(음악실·과학실 등)에서 공부해야 하지만 이런 조치도 이 학생에겐 먹혀들지 않았다. 결국 강 교사는 해당 학생을 특별실에 보내려고 하니 학부모가 전화를 걸어와 “아동학대로 신고하겠다”고 협박했다. 강 교사는 29일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극단적 선택을 하는 다른 선생님들의 일이 남일 같지 않다”고 토로했다.
일상화 된 교권 침해…무기력해진 교육현장
교사에 대한 상해·폭행 등 교권 침해 행위는 하루가 멀다하고 벌어지고 있다.
국회도서관이 지난해 12월 발간한 ‘데이터로 보는 교육활동 침해와 교원 보호’ 보고서에 따르면 심각한 교권 침해로 분류되는 교사 대상 상해·폭행·성폭력은 2020년 144건에 그쳤지만 이후 △2022년 469건 △2023년 628건 △2024년 675건 △2025년 1학기 389건으로 증가했다. 연간 수업일수가 190일인 점을 감안하면 2024년에는 하루 평균 3.5건이던 교권침해 사건이 2025년 1학기에는 하루 평균 4.1건으로 증가했다.
교권침해 사건이 이처럼 일상화하면서 교사들은 무기력해 지고 있다. 경기도의 한 고교 교사는 “과거에는 교사들이 학생들의 폭력적 행동을 지도하려고 노력했다”며 “미성숙한 학생들이다보니 개선의 여지가 있다고 봐서였는데 지금은 한계에 온 것 같다”고 전했다.
교사로서의 사명감을 갖고 학생들의 생활지도를 하더라도 교권침해 사건이 발생하거나 아동학대로 신고당하는 경우도 많다. 지난해 전북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흡연하는 학생들을 적발해 징계 절차를 진행하려 하자 학부모들이 교장실을 찾아와 해당 교사를 아동학대로 신고하겠다고 협박했다. 결국 견디지 못한 교사가 이를 교권보호위원회에 신고했지만 ‘반복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교권 침해로 인정받지 못했다. 현행법상 반복적 행위만 교권 침해가 돼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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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3년 소위 ‘서이초 교사 사망사건’ 이후 국회에서는 교원지위법·초중등교육법·교육기본법 개정안 등 ‘교권 5법’이 통과됐지만 교육 현장에서는 이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개정 법률에 강제성이 없거나 개정 정도가 미흡해서다.
실제 서울의 한 고교 교사는 수업시간에 엎드려서 자는 학생을 깨웠다가 봉변을 당했다. 학생이 책상과 의자를 넘어트리며 폭력적 행동을 보여서다.
교사들은 이같은 교권 침해 상황을 접해도 교권보호위에 신고조차 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전남의 한 중학교 교사는 “폭력적 행동으로 수업을 방해하는 학생을 교권 침해로 신고했더니 오히려 학부모가 정서적 학대를 당했다며 신고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교사들은 소위 교권 5법의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 개정 교원지위법에 따라 교사가 아동학대로 신고당하면 관할 교육감은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 하지만 교사들은 신고를 당하면 최소 6개월간 송사에 시달린다. 조사 결과 혐의가 부족하다고 결론이 나더라도 검찰 송치를 피할 수 없어서다. 이에 교사들은 교육감이 아동학대가 아닌 정당한 교육활동이라는 의견을 내고 경찰도 무혐의로 판단한 낸 사건에 대해선 검찰 불송치를 촉구하고 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교권 침해가 심화하면 학교 본연의 역할이 붕괴될 수 있다는 점이다. 학교는 학원과 달리 지식만 전달하는 곳이 아니라 인성·사회성을 함양하는 교육기관이지만 작금의 현실은 학교에 이같은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워지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교사들은 입을 모았다.
“교권침해 사실 학생부 기재가 최소한의 방어장치”
교권 침해로 학교 현장의 위기감이 커지면서 심각한 교권 침해 가해 이력을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에 기재하자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학생부에 기재된 학교폭력 가해 이력의 경우 작년부터 대입에 반영, 불이익을 받고 있다.
경기도의 한 고교 교사는 “교권침해 이력을 학생부에 기재하게 되면 학생들이 전보다 조심스러워 할 것”이라며 “잘못된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점을 학생들에게 일깨워주는 것도 하나의 교육”이라고 강조했다. 송기창 숙명여대 교육학과 명예교수도 “교권 침해사실에 대한 학생부 기재가 필요하다”고 했다.
입학 시 교권 침해 예방 서약서를 쓰자는 제안도 나온다. 홍후조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는 “학생들이 입학할 때 학부모와 함께 교권 침해 관련 학칙을 지키겠다고 서약하도록 하고 이를 어길 시 제재를 받는 방안까지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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