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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현빈 재난원인조사반장(명지대 화학공학과·재난안전학과 교수)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그간 9차례 회의와 관계부처·지자체 합동 피해 현장 방문, 주민 간담회,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의 예비조사 결과 분석, 언론 지적 내용, 제도개선 발굴 회의, 전문가 토론을 통해 30개 제도개선 과제를 발굴했다”고 말했다.
조사반은 먼저 현장 초동대응 역량을 강화하기로 했다. 정부가스누출 시 현장 초동대응이 신속히 이뤄지도록 가스누출 경보 알림과 차단시스템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우선 실외 작업자도 가스누출 알람을 들을 수 있도록 경보장치에 확성기나 스피커를 연동한 알람 기능을 개발한다. 충전·저장소 내 2개 이상 의무 설치하는 경보 알람장치가 동시에 울릴 경우 긴급 차단밸브가 자동 작동하도록 ‘가스누출 차단시스템’도 개선한다. 가스를 주입한 벌크로리 차량 외부뿐만 아니라 운전석에서도 가스를 차단할 수 있도록 하는 ‘긴급 차단장치 설치 표준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또 충전·저장소 외부에서도 스마트폰 등을 활용해 가스를 차단하는 장치도 개발한다. 지자체가 재난문자 발송 오류 시 평가에서 불이익을 받는 것을 우려해 문자 발송을 주저하다 지연하는 일이 없도록 행안부의 재난관리 분야 평가 기준을 보다 명확히 하기로 했다. 시·도 소방본부도 주민대피가 긴급히 필요할 경우 재난문자를 발송하도록 관련 규정을 개선한다.
조사반은 안전점검 체계도 개선한다고 밝혔다.
먼저 안전관리 의무 미준수 사업자에게 부과했던 과태료 액수를 현행 200만원에서 1회 적발 시 300만원, 2회 500만원, 3회 때에는 1000만원을 부과하도록 적발 횟수에 따라 과태료 액수를 차등 상향 조정할 계획이다. 그간 LPG 충전소 등에 사전 통보 후 실시해온 정기·수시검사 이외에 안전수칙 이행 여부 확인 등을 위한 불시 안전검사도 실시한다. 사업주가 벌크로리 차량의 충전 절차 준수 여부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모바일 관리 시스템을 도입하고 허가관청에 매달 자체 안전점검 결과를 제출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나 반장은 “최근 LPG 충전소 내에 수소·전기차 충전시설 설치가 증가 추세에 있고 전기차 화재의 경우 장시간 진화에 어려운 점 등을 감안해 LPG 충전소 내 수소·전기차 충전시설에 대해서는 별도의 안전기준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별도의 안전기준은 가스시설과의 이격 거리 확보, 방화벽·질식소화포 구비 및 CCTV 설치 의무화 등이다.
조사반은 차량 안전설비도 강화한다. 오발진방지장치가 작동하도록 관련 장치를 개선하고, 차량설비 내 가스누출 방지기술도 개발한다. 아울러 탱크·벌크로리에 가스 주입 시 운전자의 정위치가 확인돼야 충전이 되는 ‘벌크로리 운전자 정위치 이탈 방지 장치’를 시범 운영 후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가스안전관리에 관한 기본계획’ 수립 시 가스사고 대비 훈련·교육계획 수립·시행 의무화, LPG 운반차량 운전자의 안전교육 이수 의무화, 중과실 사고 책임자 구상근거 신설 등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나 반장은 “이번에 발굴한 30개 개선과제는 기관별 세부 이행계획 수립 후 법령 재·개정이 필요 없는 과제는 가급적 올해 동절기 전까지 완료를 목표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