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김정호 "골프회원권 처리 문제로 전쟁 수준 갈등 겪어"

한광범 기자I 2023.11.29 10:24:00

전날 이어 29일에도 SNS에 카카오 내부 경영상태 지적
"골프때문에 망한다 소문…특정 부서, 한달 12번 골프"
"회원권 매각방침에 주말 저녁까지 하소연 전화 이어져"

김정호 카카오 경영지원총괄 겸 브라이언임팩트 이사장. (사진=브라이언임팩트)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최근 폭언 논란을 빚은 김정호 카카오 경영지원총괄이 29일 “(법인 골프회원권 처리를 둘러싸고) 두 달간 정말 전쟁 수준의 갈등이 있었다”며 카카오 내부 경영실태를 또다시 공개 지적했다.

김 총괄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카카오 경영실태와 관련해 이 같이 밝혔다. 폭언 논란에 대한 장문의 해명성 글에 이어 연이틀 카카오 내부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글을 올린 것이다.

네이버 공동창업자인 김 총괄은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의 간곡한 부탁으로 카카오에 합류해 쇄신 작업 전면에 나서고 있다. 그는 카카오의 외부 독립 감시기구인 준법과 감시위원회의 유일한 카카오 측 인사일 정도로 김 센터장의 절대적 신임을 받는 인물이다.

김 총괄은 지난 9월 출근 첫날 김 센터장과 나눈 대화를 공개했다. 김 총괄에 따르면, 김 센터장은 “이제 법인 골프회원권으로 골프를 치고 접대하는 것은 지나간 시대의 관행이 아닐까요? 한번 조사해 보시고 정리 좀 해주시죠”라고 요청했다.

이에 김 총괄은 “먼저 브라이언(김 센터장 영문명) 법인 골프회원권부터 내놓으시죠. 그래야 할 수 있다. 저나 사업총괄 정신아 대표도 당연히 필요 없다. 카카오는 대표이사, 대외 임원 1~2장이면 될 것 같다. 저는 골프 안 친 지 10년도 넘었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이에 대해 “당연하죠. 저는 쓰면서 어떻게 내놓으라고 하나요. 공동체에 몇 개나 있는지도 모르겠고 누가 얼마나 치는지도 모르겠고요. 대표이사들이 알아서 운영했었다”고 화답했다.

두 사람이 이 같은 대화를 나눈 배경엔 카카오 내부의 방만한 법인 골프회원권을 소유 논란이 있었다. 김 총괄은 이와 관련해 “카카오는 망한다면 골프 때문일 거라는 소문이 파다했다. 금요일부터 좋은 골프장에는 죄다 카카오팀이 있더라는 괴담 수준의 루머도 많았던 상황이라 강력한 쇄신이 요구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파악을 해보니 (소문과 같이) 그렇게 많은 수량은 아니었고 100여 명의 대표이사들은 아예 골프회원권이 없었는데 특정 부서만 투어프로 수준으로 치고 있었다”며 “한 달에 12번이면 4일짜리 KPGA 대회 3주 연속 출전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김 총괄은 김 센터장과의 대화 후 곧바로 골프회원권 처리를 카카오 내부에 공언했다. 그는 “아예 골프회원권을 75% 정도 통째로 매각하겠다. 매각 불가 회원권도 많이 있다. 좀 기다려야겠다”며 “휴양·보육 시설이 부족한데 매각 대금을 이리로 투입하다. 이렇게 되면 직원용 자산이 대폭 늘어난다. 그리고 매월 골프 TOP10을 발표하겠다”고 고지했다.

하지만 카카오 내부의 반발이 이어졌다. 김 총괄은 “주말 저녁에도 골프의 필요성에 대한 하소연 전화가 이어졌다. 심지어 ‘브랜든(김 총괄 영문명)은 골프를 안 쳐봐서 이쪽에 대해 뭘 모르는 거 같다. 답답하네 정말’(이라는 얘기도 있었다)”고 전했다.

김 총괄은 이에 대해 “저 개인적으로 10여년 전까지 남부CC, 아시아나CC, 파인크리크CC를 가지고 있었다. 모르긴 뭘 모르나”고 꼬집었다.

앞서 김 총괄은 최근 제주도 본사 유휴 부지에 새로운 시설을 짓는 ‘제주도 프로젝트’와 관련해 임원들과의 회의 도중 ‘개X신’이라는 욕설을 해 논란을 일으켰다.

그는 이와 관련해 공사대금이 최대 800억원에 달하는 업체를 특정 임원이 결재나 합의도 없이 선정하는 등 경영과 관련된 잘못된 관행을 지적하다 나온 실수라고 해명했다. 담당 임원이 결재나 합의 없이 일방적 주장을 하는 상황임에도 회의에 참석한 다른 임원들이 침묵을 이어가자 화를 내는 과정에서 “이런 개X신 같은 문화가 어디 있나”라고 발언했다며, 곧바로 사과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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