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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살 정명석이 성폭력을?"...'검찰 상징' 만든 JMS 신도 항변

박지혜 기자I 2023.03.09 11:13:44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서울) 서초동에 있는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권력기관 정문을 들어가면 기관을 상징하는 조형물이 있다. 그 조형물을 만든 사람이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신도다”

JMS 교주 정명석 씨의 실체를 밝히고 알리는데 30년 가까이 싸워온 김도형 단국대 교수가 지난 7일 CBS 라디오에서 한 말이다. 김 교수의 말이 사실로 확인됐다.

김 교수는 “(그 신도가 정 씨의) 성폭행 피해자에게, 가족에게 ‘선생의 행위를 인성으로 보면 안 된다. 사람의 성질로 보면 안 되고 신성으로 이해해야 한다’라고 말했다”며 “이런 말을 하는 대학교수가 만든 상징물이 대한민국 최고 권력기관 정문 바로 앞에 상징물로 지금도 서 있다”고 했다.

대검찰청 정문에 설치된 조형물 ‘서 있는 눈’ (사진=뉴스1)
김 교수가 말한 ‘대한민국 최고 권력기관’은 대검찰청이다. 그 정문에는 8m가량 높이의 조형물 ‘서 있는 눈’이 설치돼 있다.

1994년 대검찰청 서초청사 신축 기념 공모전에서 1위에 오른 이 작품은 ‘정의의 편에 서서 깨어 있는 눈으로 불의를 감시·감독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9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이 조형물을 만든 A 전 교수는 “JMS에 1990년대까지 다녔고, 2000년대 들어서부터는 건강이 나빠져 나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작품은 JMS 교리와 전혀 관련 없으며, 공모전을 통해 공정한 심사로 선정한 것이라고 했다.

A 전 교수는 JMS 교주인 정 씨에 대해 “제보자들이 거액의 돈을 뜯어낼 목적으로 사건을 조작해 정 총재가 억울하게 누명을 쓴 것”이라며 “나이가 80이 되어가고 JMS 교리에 이성 관계를 금지하는데 어떻게 정 총재가 성폭력을 저지를 수 있겠나”라고 반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A 전 교수는 “피해자에게 ‘신성으로 이해해야 한다’라는 식의 말을 한 적이 없다”며 김 교수 폭로를 반박, 법적 대응도 예고했다고.

검사들 사이에선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하는 JMS 신도가 만든 조형물을 철거해야 하는 거 아니냐”, “검찰 망신”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 포스터
최근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이 공개되면서 정 씨의 만행에 대한 사회적 공분이 커지고 있다.

지난 3일 공개된 ‘나는 신이다:신이 배신한 사람들’은 정 씨를 비롯해 오대양 박순자 씨, 아가동산 김기순 씨, 만민중앙교회 이재록 씨 등과 관련 피해자의 이야기를 다룬 8부작 다큐멘터리 시리즈다.

특히 신도들을 상대로 한 정 씨의 성범죄 혐의를 낱낱이 밝힌 김 교수는 “정명석이 인터폴에 적색 수배되어 있을 당시 현직 검사도 JMS 신도였다”며 법조인 중에도 JMS 신도가 다수 있고, 정 씨를 비호하다 면직된 사례도 있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지난해 ‘잊혀진 계절’이라는 자전적 수필집을 출간했는데, 이 책에서 가장 섬뜩했던 순간이 부친이 테러를 당한 뒤 병원에 입원했는데 그 병원 주치의도 JMS 신도였다고 밝혔다.

정 씨는 성폭행 혐의 등으로 징역 10년을 선고받아 복역한 뒤 지난 2018년 2월 출소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외국 국적 여성 신도 2명을 성추행하는 등 22차례 성폭력을 저지른 혐의로 또다시 구속 기소된 상태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지난 6일 이진동 대전지검장으로부터 정 씨에 대한 공판진행 상황을 보고받고 “범행에 상응하는 엄정한 형벌이 선고될 수 있도록 공소 유지에 최선을 다하라”고 주문했다.

또 “피해자들에 대한 세심한 지원과 보호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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