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화이자 백신 정식승인 후…12세 미만 접종 ‘뜨거운 감자’

방성훈 기자I 2021.08.25 10:37:17

12세 미만 자녀 접종 문의 봇물…"빨리 맞게해달라"
FDA·CDC 및 소아과학회 "안전성 입증 안돼" 불허
화이자, 9월께 임상시험 데이터 공개할 듯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에서 화이자 백신에 대한 정식 승인 결정이 내려진 뒤 일부 부모들이 12세 미만 어린이들에게도 백신 접종 권고가 이뤄지기를 목빠지게 기다리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전날 16세 이상인 청소년과 성인들을 대상으로 화이자 백신을 정식 승인했다. 이후 미 전역에선 소아과 의사들에게게 12세 미만 자녀들이 백신을 맞을 수 있는지 묻는 부모들의 문의가 끊이질 않고 있으며, 일부 부모들은 구체적인 백신 접종 날짜를 잡기도 했다고 WSJ는 전했다.

하지만 FDA는 12~15세 어린이들에겐 화이자 백신도 긴급사용만 허용하고 있다. 12세 미만 아이들에게는 아예 허용하지 않고 있다. 복용량이 어느 정도인지, 어떠한 부작용 사례들이 있는지 등 안전성을 입증할 데이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모더나 백신과 존슨앤드존슨(J&J)의 얀센 백신은 18세 이상에게만 긴급사용이 승인된 상태다.

미 질병예방통제센터(CDC)와 미국소아과학회(AAP)도 FDA와 같은 입장이다. CDC는 전날 화이자 백신 사용에 대한 업데이트 지침을 발표하며 “의사들은 12세 미만 환자들에게는 백신을 제공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다만 “오는 9월 5~11세 어린이들과 관련해 더 많은 데이터가 나오면 화이자 백신에 대한 긴급사용 승인 계획을 수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AAP는 전날 의사와 부모들에게 12세 미만 어린이들에게는 백신을 접종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이와 관련, 미 콜로라도 의과대학의 소아과 교수이자 부학장인 션 오리어리는 “5~11세 어린이에 대한 백신 안전성이나 내약성과 관련해 데이터가 전혀 없다”며 “성인보다 복용량이 훨씬 적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자칫 많은 용량을 투여했을 때 예기치 못한 안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화이자는 현재 생후 6개월부터 12세 미만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백신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5세~11세는 9월께, 뒤이어 2~5세 이하의 데이터가 각각 공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생후 6개월~2세 이하는 10월~11월쯤 데이터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FDA가 어린들의 백신 임상시험 결과에 대해선 4개월~6개월 간의 추적 자료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성인은 2개월치만 필요하다. 모더나 역시 생후 6개월~12세 미만 어린이를 대상으로, J&J는 12~17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각각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미 로스앤젤레스에 살고 있는 45세 전업주부 버그는 “11세 세 쌍둥이 자녀를 위한 조기 백신 접종을 고려하고 있다”며 “지금 자녀들이 거주하고 있는 텍사스에서 12세 미만인데도 백신을 맞은 사람들을 알고 있지만, 자녀들에게 거짓말을 해도 된다는 것을 가르치고 싶지는 않다. 법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 보건당국은 긴급사용을 승인한 12~15세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더 많은 접종이 이뤄지도록 하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AAP에 따르면 16~17세의 43%가 2차 접종까지 완료했다. 12~15세는 33%에 그치고 있다.

볼티모어 시나이 병원의 소아과 의사 스콧 크루그먼은 “델타변이 확산 우려 속에 많은 지역에서 학교가 다시 문을 열기 시작했다. 12세 미만 아이들에 대한 백신 접종은 뜨거운 주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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