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지역 폭염 특보…전력사용량 올여름 들어 ‘최대’ 예고

문승관 기자I 2021.07.19 10:23:06

최대부하예고치 지난 16일보다 500㎿ 늘어난 8만9100㎿
이번 주 폭염에 전력수급 첫 고비…정부 대응책 마련 고심

한전 전남 나주 본사 종합상황실 모습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문승관 기자] 전국 대부분 지역이 폭염 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전력사용량이 올여름 들어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전력거래소는 19일 오전 9시50분 현재 최대전력 사용시간대인 피크예상시간을 16~17시로 예상하고 최대부하(전력사용) 8만9100㎿, 공급예비율 10.4%로 예고했다.

최대부하는 지난 16일 8만8600㎿보다 500㎿ 늘어난 예상치다. 지난 15일 전력사용이 급증하면서 전력거래소가 8만9500㎿로 피크시간대 전력사용 예상치를 바꿔 공지하긴 했지만 오전 예고부터 최고치를 기록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오전 9시50분 현재 공급능력은 9만9000㎿, 전력사용량은 8만121㎿로 공급예비율은 23.56% ‘정상’ 단계를 나타내고 있다.

오전9시50분 현재 실시간 전력수급현황(자료=전력거래소)
민간 기상전문업체 케이웨더는 현재까지 나온 예측 모델을 분석해보면 20일부터 수일간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질 것이 거의 확실하다며 전국 기온이 현재보다 적어도 3~4도 이상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기상청 역시 20일 이후 ‘차원이 다른’ 폭염이 덮친다고 발표했다. 기상청은 “20일부터는 하층의 북태평양고기압 기단과 상층의 티베트고기압 영향이 더해지면서 열돔 형태의 폭염이 나타날 수 있다”며 “지금보다 기온이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번 주 기록적인 폭염 예고로 올여름 전력수급에 첫 고비를 맞을 전망이다. 블랙아웃(대정전)을 막기 위해 정부가 지난 2011년 여름처럼 ‘순환 정전’ 카드를 꺼내 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역대급 폭염예고에 ‘발등에 불’ 떨어진 정부와 발전사는 비상점검에 잇따라 나서고 있다. 전력관리의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문승욱 장관이 잇따라 업계간담회와 발전사 현장방문에 나서는 등 안정적인 전력 수급을 위한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한국전력도 이날 박진규 산업부 차관과 함께 전남 나주 전력거래소를 찾아 ‘전력 수급 비상 점검’에 나섰다. 전력거래소의 준비, 관심, 주의, 경계 등 전력수급 비상단계 발령 시 본사 비상상황실을 통해 전사에 상황을 전파하고 전 직원은 현장조치 행동매뉴얼에 따라 조치 후 그 결과를 본사 비상상황실에 보고하는 체계를 점검한다.

한전 관계자는 “전력 수급이 폭증하는 시기인 만큼 대비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만일 전력 수요 급증으로 전력거래소에서 전기 수급 경보 ‘준비’ 단계가 발령된다면 즉시 전력수급대책 상황실을 24시간 동안 운영해 전력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매뉴얼에 따라 단계별 긴급절전 시스템을 가동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경기회복세에 산업생산이 늘고 폭염까지 겹치면서 전력사용량도 점점 늘어난다는 데 있다. 발전량을 그에 맞춰 무한정 늘릴 수 없어서다. 산업부가 내놓은 올 여름철 전력수급 전망에 따르면 최대공급능력은 9만7200㎿다. 30.2도(상한선)를 넘었을 때 잡은 최대 전력수요(9만3200㎿)를 빼면 적용하는 전력예비율은 4.0% 수준에 그친다. 원전 4기가 생산하는 전력만 남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산업부는 올 여름철 낮은 수준의 예비율에 대해 “전력공급 능력은 작년과 유사한 수준이나 산업생산 증가와 기상영향 등으로 전력수요 전망치가 증가했기 때문”이라며 “현재 고장·정지 중인 발전소의 정비가 예정대로 완료되면 전력공급능력은 상승할 것이고 전력예비율 하락에 대비한 추가 예비자원을 확보해 안정적 전력공급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비 중인 신고리 4호기를 다음 달 말부터 재가동해 공급을 늘리는 것 외에 정부의 가장 핵심적인 대책은 전력 수요 감축이 전부여서 전문가들은 올 여름철 전력수급에 의심 어린 눈초리로 바라보고 있다.

정부는 석탄 화력 감축정책에 따라 폐쇄한 삼천포 1, 2호기와 보령 1, 2호기를 올여름 전력수요가 급증하는 시점에 일시적으로 재가동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법상 재가동은 쉽지 않은 상황이라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불볕더위가 점점 심해지면서 냉방기기 사용이 함께 폭증할 텐데 이를 합리적으로 방지하거나 제어할 수 있는 수단이 잘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안정적인 공급력 확보가 이뤄지지 않으면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수요는 급증하는데 공급은 부족해 전력수급 대란이 현실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9일 오전 9시50분 현재 폭염 특보 현황(자료=기상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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