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는 “우선 나와 우리 직원, 회원들의 안전을 위해 방역 수칙을 준수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라면서도 “우리 헬스장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해 업종 전체에 피해를 줄 수도 있다는 생각에 더욱 철저하게 방역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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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증가하면서 집합금지·제한 명령을 받았던 업주들이 방역에 고삐를 죄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낮아지면서 조금이나마 완화됐던 영업 기준이 다시 강화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업주들은 영업을 다시 제한하는 건 부당하다면서도 확진자 증가의 책임을 피하고자 방역에 더 힘을 쏟고 있다.
21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15일부터 이날까지 최근 1주간 코로나19 확진자 평균은 467.3명으로 집계돼 거리두기 2.5단계(확진자 400~500명) 수준에 도달했다. 지난주 350.1명과 비교해 117.2명이나 증가한 셈이다. 게다가 병원이나 공장 등에서 집단 감염이 잇따르고 있고, 설 연휴와 거리두기 완화 영향이 점차 나타날 가능성도 있어 방역 당국은 긴장하고 있다.
지난 15일 수도권 거리두기 단계가 2단계로 내려오면서 영업시간이 오후 10시로 늘어나는 등 그나마 영업에 조금 숨통을 튼 업종의 업주들은 이 같은 확진자 증가세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 확진자 증가로 거리두기 단계 상향, 즉 영업 제한 강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걱정에서다. 자영업자들은 정부가 계획 중인 새로운 거리두기 개편안에 영향을 줄까 우려하기도 했다.
김종민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이번 확산세 원인은 의료기관이나 공장의 집단 감염에 있는 게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다”면서도 “오는 3월 초엔 (자영업자들에 대한) 방역 기준의 완화가 있으리라고 기대하고 있었는데, (확진자 증가세가) 찬물을 끼얹는 게 아닌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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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두기 하향으로 방역 기준이 완화된 뒤 나온 일부 업소의 집단 감염 사태와 방역 수칙 미준수 적발 사례는 자칫 코로나19 재확산이 자영업자의 잘못으로 비칠 수도 있다는 업계 우려를 낳기도 했다. 실제 서울경찰청이 서울시·자치구와 함께 지난 20일 새벽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에 있는 유흥시설을 합동 점검한 결과 제한된 영업시간을 어기고 불법 영업한 무허가 유흥주점 3곳과 거리두기 지침을 어긴 클럽 7곳을 적발했다. 이에 자영업자 단체들은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고 일탈하는 일부 업소에 대해서 정부가 미리 단속해 강력하게 처벌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자영업자들은 스스로 방역을 철저히 하자는 캠페인 등을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확진자가 3명이나 다녀갔지만, 추가 감염이 없었던 서울 동대문구의 한 헬스장 사례를 교훈 삼아 방역에 더욱 신경 쓰고 있다는 것이다. 한 헬스장 업주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업주들이 나서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는 다른 업소들을 지적·감시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김성우 대한피트니스경영자협회장은 “회원들이 업계 자정 차원에서 방역 수칙을 잘 지키지 않는 업소를 신고하지만, 정부는 이런 업소들에 대해 제대로 된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며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는 업소에서 대량 감염 사태가 터지기 전에 정부가 기간제 근로자를 고용하는 등 방안을 마련해 철저히 단속하고 처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영업자 단체들은 업소 방역을 강화하면서 사용하는 방역 물품 등 지원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 제안할 방침이다. 김 대변인은 “방역 캠페인을 진행하다 보니 소독제 등 방역 물품의 소비가 상당히 늘고 있는 상황”이라며 “자영업자에게 방역 물품을 현물로 지원하는 방안을 정부나 지자체에 제안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