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배임·횡령 논란 인사 중용..인사검증 구멍?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산업통상자원부가 신설한 임베디드(내장형) 소프트웨어(SW) 분야 책임자로 맥스브로 최고경영자(CEO) 출신 이규택씨가 선정되며 정부의 인사검증 시스템이 논란의 도마 위에 올랐다.

산업부는 지난 9일 임베디드 SW분야 연구·개발(R&D)의 기획, 관리, 성과확산 등 전주기를 책임 관리하는 PD(Program Director)직을 신설하고 초대 PD에 이 전 맥스브로 대표를 선정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2011년 횡령·배임 등 다수의 혐의로 고소된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맥스브로의 2011년 3월30일 공시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10억원 규모의 타법인 지분을 15억원에 매입한 것은 물론 킨더슐레에 빌려준 돈 30여억원을 면제해주는 등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소됐다. 게다가 인터브로에 대한 10억원 대여 반환 요청에 대한 채권존재 부인 등의 혐의에 대해서도 함께 고소됐다.

다만 맥스브로와 관련된 고소건에 있어서 이 전 대표는 모두 무혐의 판정을 받았다. 이 전 대표는 맥스브로를 직접 경영한 적이 없으나 당시 맥스브로에 대표이사로 명의를 빌려주면서 고소 사건에 휘말렸던 것.

산업부는 이번 PD 선정이 14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서류심사와 면접심사 등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 진행됐다고 홍보했다. 따라서 비록 무혐의로 결론나긴 했지만 배임과 횡령 등으로 고소됐던 인물을 초대 PD에 선정한 것에 대해 산업부가 지나치게 현장 경험에만 치중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 전 대표가 과거 다수의 회사를 운영하면서 횡령·배임 등 4건에 있어서 고소가 진행됐던 것은 사실”이라며 이미 사실을 알고 있었음을 인정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중소기업 운영 중에 비일비재한 일로 3건에 대해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며 “나머지 1건도 KT와 벌이고 있는 와이브로 에그와 관련된 것으로 국가공무원법 33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결격사유에 해당하지 않아 이번 초대 PD 선정과정에서도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산업부 측은 다른 산업과 달리 아직 인적자원이 풍부하지 않은 임베디드 SW 분야의 특수성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임베디드 SW라는 분야의 특성상 현장 경험을 풍부하게 가지고 있는 국내 전문가를 찾기가 쉽지 않아 산업부 차원에서 적합한 인물을 찾기 위해 두 차례나 지원자를 받아 심사를 진행했다”면서 “(이 전 대표가)최종적으로 혐의가 없는 것으로 판정받은데다 실력을 보유하고 있는 전문가인만큼 임베디드 SW 분야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