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황수연 기자]복권은 흔히 서민들의 ‘인생역전’ 수단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와 달리 복권 구매자 10명 중 7명꼴로 월소득이 300만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주식보다 복권의 사행성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는 한국연합복권 및 나눔로또와 함께 복권정책 수립 등에 활용키 위해 전국의 19세 이상 성인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복권에 대한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왔다고 14일 밝혔다.
복권 구매자를 가구소득별로 보면, 월 평균 300만원 이상인 가구가 72.6%에 달했다. 이는 전년(69.4%)보다 3.2% 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재정부는 “복권의 주 구매계층이 서민이라는 ‘재원조성의 역진성 비판’은 사실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월 소득이 199만원 이하(7.6%)의 경우 구매 비율이 가장 낮았고, 200만~299만원은 19.3%, 300만~399만원은 37.3%, 400만원 이상은 35.3%으로 각각 나타났다.
복권에 대한 인식도 개선됐다. 10명 중 6명 이상(62.5%)은 ‘복권이 있어 좋다’라고 생각했는데 이는 전년(61.9%)보다 0.6% 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그 이유로는 삶의 흥미·재미 (27.6%), 희망(22.5%), 기부·나눔(9.5%), 소외계층 지원(7.5%) 등이 나왔다. 특히, 전체 응답자 가운데 ‘공익기금 투명 사용’(40.1→52.3%), ‘나눔행위’(60.4→67.4%) 등 공익 지원과 관련된 긍정적인 인식이 대폭으로 개선됐다.
복권이 사행적이라는 데 대한 인식도 생각보다 덜했다. 사행성이 가장 높다는 응답은 카지노(72.9%), 경마(15.4%), 주식(3.8%), 복권(2.8%) 순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복권 구입 현황과 관련해선, 최근 1년간 우리 국민 10명 중 약 6명(55.2%)이 복권을 샀다. 평균 구입횟수는 로또복권(14.7회)이 가장 많았고, 연금복권(7.0회), 즉석복권(7.1회), 전자복권(15.2회)이 뒤를 이었다. 한 달 한 번 미만(45.6%)이 가장 높았고, 한 달 한 번(22.2%), 매주 구입(18.6%), 2~3주 한번(13.6%) 등의 순이었다.
복권기금의 공익사업 지원에 대한 인지도는 48.5%로 전년(49.5%) 수준을 유지했고, 지원이 시급한 분야로는 저소득층 주거안정(64.7%), 소외계층에 대한 복지(21.8%), 국가유공자 지원(5.5%) 등이 꼽혔다.
안병주 복권위원회사무처 복권총괄과장은 “복권기금의 공익사업 지원에 대한 낮은 인지도를 개선하기 위해 앞으로 복권기금 선용 사례에 대한 공익홍보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