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백종훈기자] 보험 해약 때 돌려받는 돈이 적은 대신 보험료가 싼 보험상품 도입이 추진된다.
정채웅 보험개발원장은 12일 서울 인사동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불황과 가계소득 감소추세를 맞아 해약환급금 액수를 낮추는 대신 저렴한 보험료와 동일한 보장혜택을 제공하는 보험상품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보험개발원은 이날 `2009 사업년도 주요사업 추진계획` 자료에서 "미국과 캐나다 등 선진국의 저(低)해약환급금 보험상품 판매실태와 문제점 등을 분석해 국내 도입방안을 제시하겠다"고 설명했다.
보험개발원은 "보험료와 해약환급금에 대한 고객 민감도를 다각도로 분석한 후 상품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보험사들도 최근 위축된 보험시장 활성화를 위해 이 같은 상품도입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대형손보사 관계자는 "저렴한 보험상품이 나온다면 영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경기침체와 보험영업 위축에 따른 타개책으로 이 같은 검토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금융감독당국은 신중한 입장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해약환급금을 낮추는 것은 계약자 몫인 책임준비금 적립에 영향을 주는 것이므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업계의 도입건의가 들어온다면 계약자 보호를 우선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업계 반응도 갈리고 있다. 해약관련 민원이 늘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대형손보사 마케팅담당 임원은 "이 같은 상품은 보험료가 저렴해 판매할 때는 좋겠지만, 해약환급금이 고객이 생각한 것보다 적을 경우 민원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보험판매 설계사 입장에선 계약자로부터 받는 보험료가 내려가면 판매수수료 또한 낮아지기 때문에 생각만큼 활성화가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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