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오상용기자] 2일 코스피가 2000포인트를 재탈환하는 기염을 토하자, 시장 관심이 주도주 교체 여부에 쏠리고 있다.
시장 전략가들 사이에서는 ▲그간 시장을 이끌었던 조선 철강 기계 등 굴뚝주에 대한 꾸준한 신뢰와 ▲IT의 단기 모멘텀 강화 ▲금융주의 수익률 따라잡기 가능성 등 다양한 의견이 공존한다.
대세는 절충론이다. 기존 주도주를 중심에 두는 가운데, 단기매매나 틈새시장 공략 관점에서 소외됐던 IT와 금융주에 대한 비중확대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번에 펼쳐지고 있는 랠리는 중국과 산유국 등 이머징국가의 활황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분석에 따른 것.
3분기 어닝시즌을 앞두고 `실적과 밸류에이션 사이의 줄타기`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다만, 지금까지 주식시장은 실적이 밸류에이션 모멘텀을 압도해 왔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中 약발 더 간다.."주도주 계속 보유"
주가는 결국 실적을 반영할 수 밖에 없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8월말 서브프라임 사태의 충격에도 불구하고 실적 전망은 여전히 양호하다.
2분기 실적발표직후인 8월에는 상향조정 건수가 하향 조정 건수보다 60% 많았다. 9월만 놓고 보면 상향조정건수가 52건으로 하향조정 63건을 밑돌았다. 그러나 하향조정이 상향조정 보다 21% 많은 수준에 그쳤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이원선 대우증권 연구원은 "서브프라임 부실 충격이 파급됐던 점을 감안하면 3분기 실적 모멘텀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경기 불안에도 불구하고 국내기업들은 중국과 중동 등 이머징 아시아 경제의 호황에 기대 서브프라임 태풍에서 비켜설 수 있었다.
김정훈 대우증권 연구원은 "중국발 글로벌 유동성으로 코스피는 연말까지 2200포인트, 내년 베이징 올림픽 전까지는 2500선까지 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현재의 주도주인 철강, 조선 등 구경제 업종은 향후 8개월 가량 더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도주 교체는 내년 8월 베이징 올림픽을 전후가 돼서야 나타날 것이며, 그 때 가서는 하이닉스(000660)와 삼성전자(005930) 등 반도체주가 유력한 후보가 될 것이라고 봤다.
황금단 삼성증권 연구위원도 중장기적 관점에서 중국관련 수혜주의 강세는 더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 따라서 코스피 2000돌파를 중국관련주의 매도 타이밍을 잡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IT 매력 `반짝`..단기매매로 국한
단기 매매에 주력하는 투자자라면 부각되고 있는 IT의 매력을 거부할 필요가 없다. 3분기 어닝시즌을 앞두고 대형 반도체 업종의 키 맞추기는 이미 진행중에 있다.
이승우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3분기 어닝시즌의 주인공은 IT업종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IT의 3분기 순익은 전년동기비 53.5%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산업재의 순익 증가율에 못미치지만,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매력이 돋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장기적으로는 중국 수혜주 중심의 포트폴리오 전략을 유지하되, 이번 3분기 어닝시즌에서 IT업종이 주인공으로 등장할 경우에 대비해 시장을 따라갈 수 있을 정도로 비중을 채우는 전략이 좋다"고 조언했다.
황금단 삼성증권 연구위원도 "3분기 어닝시즌을 전후해 IT의 키맞추기가 예상된다"면서 "다만 이는 단기매매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금융주 뜀박질..틈새 투자처
지수가 전고점에 다가서면서 증권주가 다시 들썩이고 있다. 증권주는 전날 7%에 가까운 급등세를 보인데 이어 2일도 4% 넘는 강세를 연출하고 있다.
은행주도 나흘연속 오르며 그간 반등장에서 소외됐던 설움을 털어내고 있다.
곽병열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까지 은행업종은 미래성장성에 대한 우려, 증권주는 수수료 인하의 악재, 금융업 전반적으로는 서브파리임 사태의 악영향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였지만, 이제 다시 시장 전면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섹터는 업황 불안에도 불구하고 가격 메리트와 하방경직성, 원화강세의 중립적 영향 등이 기대돼 틈새 시장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