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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4분기인데…조선·철강 노사 임금 갈등 더 길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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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웅 기자I 2026.10.05 14:5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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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重 잠정합의안 부결로 원점
한화오션 원·하청 교섭 부담 가중
포스코 3선 집행부 임금교섭 재개

HD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9월 11일 올해 임단협 난항으로 4시간 부분 파업을 벌였다. 파업에 참여한 조합원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울산 조선소 안을 돌며 시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HD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9월 11일 올해 임단협 난항으로 4시간 부분 파업을 벌였다. 파업에 참여한 조합원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울산 조선소 안을 돌며 시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박민웅 기자] 어느덧 올해 4분기에 접어들었지만 국내 조선·철강업계의 임금·단체협약(임단협)은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조선업 호황에 따른 성과 배분을 두고 노사 간 눈높이 차이가 커진 데다 철강업계 역시 임금과 보상 수준을 둘러싼 이견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이같은 갈등은 연말까지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5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 노사가 마련한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은 지난 2일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부결됐다. 노사는 6월 2일 상견례 이후 120일 만에 잠정합의안을 마련했지만, 전체 조합원 8100명 가운데 7541명이 참여해 3932명(52.14%)이 반대표를 던지면서 결국 무산됐다.

잠정합의안에는 월 기본급 12만원(호봉승급분 5만원 포함) 인상과 격려금 등 일시금 1100만원+200%, 성과급 지급 등이 담겼다. 회사 측은 기본급 인상분과 일시금, 성과급 등을 합하면 조합원 1인당 평균 4056만원을 지급하는 효과가 있다고 추산했다.

하지만 조합원들이 요구해온 성과 배분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다. 노조는 회사 영업이익의 최소 30%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요구했지만, 잠정합의안에는 영업이익과 연계한 지급 기준이 포함되지 않았다. 기본급 인상 폭마저 앞서 임금협상을 마친 삼성중공업보다 1만1786원 낮다. 노조가 올해 교섭 과정에서 이미 7차례에 걸쳐 총 37시간 부분파업을 벌인 만큼 추가 협상에서도 접점을 찾지 못하면 다시 파업 수위를 높일 가능성이 크다.

한화오션은 하청노조와의 교섭까지 본격화하면서 노사 갈등 부담이 더욱 커졌다. 서울행정법원은 2일 한화오션이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 판정에 불복해 제기한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했다. 앞서 경남지방노동위원회와 중노위는 한화오션의 교섭 대상에 단체급식과 통근버스 운행 등을 담당하는 웰리브지회를 포함해야 한다고 판단한 바 있다. 법원의 결정에 따라 한화오션은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하청지회)와 더불어 웰리브지회와도 교섭해야 한다. 하청지회는 지난달 30일부터 크레인과 공장 지붕에서 고공농성을 벌이는 등 파업 수위를 높이고 있다.

여기에 본청 노조와의 올해 임단협도 현재 진행형이다. 한화오션 노사는 기본급 인상과 성과급 지급 기준 제도화, 정년 연장 등을 놓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노사는 지난달 30일부터 기존 주 2회였던 교섭을 매일 진행하는 집중교섭 체제로 전환했다. 노조는 교섭과 동시에 부분파업과 골리앗 크레인 가동 중단 등 쟁의행위를 이어가며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김성호 포스코 노동조합 위원장 9월 9일 경북 포항에 있는 포스코노조 사무실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성호 포스코 노동조합 위원장 9월 9일 경북 포항에 있는 포스코노조 사무실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철강업계에서는 김성호 포스코 노동조합 위원장이 3선에 성공하면서 노조가 올해 임금교섭의 압박 수위를 다시 높일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지난 2일 제21대 위원장 선거에서 73.53%의 득표율로 노조원들의 강력한 지지를 받으며 연임에 성공했다. 노조는 지난달 22일부터 위원장 선거 일정에 들어가면서 교섭과 쟁의행위를 잠정 중단해왔다.

김 위원장이 연임에 성공한 만큼 기존 집행부가 추진해온 요구안을 중심으로 사측과 교섭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노조는 기본급 7.1% 인상과 격려금 600%, 우리사주 50주, 5년치 자연승급분 적용, 명절상여금 200%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노조 요구안을 모두 반영할 경우 약 1조4000억원의 재원이 필요할 것이라고 주장하며 반대하고 있다. 노조가 지난달 9일 창사 이래 처음으로 파업을 진행한 만큼 교섭이 난항을 겪을 경우 향후 쟁의 강도를 높일 가능성이 크다.

임금 인상과 성과 배분을 둘러싼 노사 간 입장차가 여전히 큰 데다 원·하청 교섭 문제까지 겹치면서 올해 임단협이 장기화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노사 간 요구 수준의 격차가 여전히 큰 만큼 단기간에 합의점을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며 “갈등이 장기화해 파업 수위가 높아질 경우 생산 현장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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