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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연준 위원 “소매판매 둔화로 올해 금리인하 가능성 높아져”

방성훈 기자I 2024.06.19 11:06:50

아드리아나 쿠글러 연준 위원 피터슨 경제연구소 연설
5월 소매판매 전월比 0.1% 그쳐…지갑닫는 美소비자
"소매업체 할인으로 대응…인플레 2% 달성에 긍정적"
"경기냉각 맞물려 인하 위한 올바른 방향 향하는 중"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아드리아나 쿠글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이 소매판매 둔화로 연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아드리아나 쿠글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 (사진=AFP)


1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쿠글러는 이날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의 행사에 참석해 5월 소매판매 둔화와 관련해 “소매업체들이 비용에 민감한 소비자들을 붙잡기 위해 가격을 낮추도록 강요받고 있다”며 “이는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2%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을 더욱 낙관하게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이날 미 상무부가 발표한 5월 소매판매는 전월대비 0.1% 증가, 월가 전망치(0.3%)를 밑돌았다. 자동차를 제외하면 0.1% 감소했다. 4월 소매판매 증가율(0.0%)도 0.2% 감소로 수정됐다. 소비자들이 조금씩 지갑을 닫고 있는 것이다. 여전히 뜨거운 고용시장은 소비여력을 계속 제공하고 있지만, 고금리 및 인플레이션으로 가계 재정이 압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소매 판매는 미국 전체 소비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고, 소비는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2에 달한다. 소매판매가 줄어들면 미국의 경제 성장 속도가 둔화할 가능성이 커진다. 경기 과열 및 이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약화해 금리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연준의 자신감 강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쿠글러는 “비즈니스 담당자들과의 대화에서 내가 들은 내용은 소비자가 저렴한 제품으로 소비를 줄이고 있다는 것, 그리고 기업들이 더 많은 할인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오랫동안 기대했던 소비자 지출 둔화가 마침내 도래할 수 있다는 또 다른 신호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타겟과 월마트는 지난달 수천개 품목에 대해 가격을 인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 품목의 가격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에 쿠글러는 “소매업체들의 할인은 경제 전반의 냉각 조짐과 맞물려 미국의 경제 상황이 금리인하를 위한 올바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경제가 내 예상대로 발전한다면 올해 말 어느 시점에 (통화정책) 완화를 취하는 것이 적절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외에도 실업률이 4월 3.9%에서 5월 4%로 소폭 상승한 것과 관련해 “실업률의 갑작스러운 증가에 놀라지 않도록 면밀히 관찰하고 있다”며 “이전 경험을 통해 우리가 본 것은 이러한 현상이 뿌리내리면 실업률이 매우 빠르게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 위원들은 최신 점도표에서 연내 한 차례 금리인하를 지지했다. 이는 지난 3월 세 차례 금리인하 전망에서 대폭 후퇴한 것이다. 반면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9월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61.1%, 기준금리가 현재보다 0.5%포인트 내려갈 확률은 11월(27%), 12월(44.9%)로 각각 집계됐다. 시장은 아직까지 올해 두 차례 금리인하를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FT는 “연준 위원들이 지속적인 물가 압력에 대한 우려를 반영해 올해 인플레이션 전망을 높인 지 일주일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쿠글러가 비둘기파적(완화적 통화정책 선호)인 분위기를 조성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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