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인천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 40분께 서구 도로에 주차된 차 안에서 김포시 9급 공무원인 30대 A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정황이 드러났다.
경찰은 “A씨와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유족의 실종 신고에 따라 동선을 추적하다가 그를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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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일 오후 한 온라인 카페에 “김포한강로가 주차장을 방불케 한다”며 무슨 일인지 묻는 글이 올라왔고, 한 누리꾼이 공사를 승인한 주무관으로 A씨를 지목하면서 그의 실명과 소속 부서, 직통 전화번호를 공개했다.
그러자 “집에서 쉬고 있을 이 사람 멱살 잡고 싶네요”, “정신 나갔네요. 2차로를 막다니”, “참 정신 나간 공무원이네”라는 등 A씨를 비난하는 글이 잇따랐다.
김포시 측은 A씨가 보수공사 관련 민원이 들어오고 온라인 카페에서 자신을 향한 직접적인 비난이 이어지자 힘들어했다며, 진상 조사에 나설 방침이라고 전했다.
해당 카페 운영자는 이날 오전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새벽 카페에 올라온 게시물을 보고 김포시청 주무관님의 안타까운 죽음에 대한 소식을 접하게 됐다”는 글을 올렸다.
운영자는 “주무관님의 안타까운 소식에 저희 카페가 관련돼 있다는 것에 뭐라 말할 수 없는 죄책감과 슬픔이 밀려온다”며 “저희 운영진은 단순한 민원성 게시물로 판단해 신상털이와 마녀사냥식 댓글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 이러한 게시물이나 댓글에 관해서도 운영진이 잘 살펴보도록 하겠다”며 “회원 여러분께서도 주의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저와 운영진 모두 돌아가신 주무관님께 죄송한 마음”이라며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재차 밝혔다.
이에 카페 회원들은 “(문제의) 글 쓴 사람 및 댓글 단 사람들 강퇴시켜달라. 제가 봐도 너무하다고 싶을 정도로 댓글 다는데 이건 살인이다”, “민원 폭탄 넣었다고 자랑스럽게 글 올리던 사람 글 삭제했다”, “주의만 기울일 게 아니라 카페 이용 안내에 좌표 찍기 금지도 넣어라. 민원은 개인이 알아서 넣으면 될 일인데 이 카페에서 왜 전화번호, 이름까지 써가며 분풀이를 하냐”라고 댓글을 남겼다.
또 “관련 회원들의 게시글과 댓글 등 자료는 경찰에 제출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의견도 있었다.
경찰은 아직 항의성 민원과 A씨 사망 간 인과관계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유서는 따로 발견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