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과학연구소·두산건설·농협파트너스 등 여성고용 낙제점

김소연 기자I 2020.09.01 09:00:00

고용부, 적극적 고용개선조치 부진 52개소 명단 공개
“남녀고용평등 의무도 안지키고 개선 의지도 없어”
1000명이상 사업장 8개소…국방과학연구소 공공기관 유일

[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국방과학연구소를 비롯해 농협파트너스·두산건설·미성엠프로·수원여객운수·장풍HR·태림포장·휴:콥 등 52개 사업장이 여성·여성관리자 고용비율이 낮고 개선 노력도 매우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1000명이 넘는 사업장에서 여성 관리자가 0명이거나 여성 근로자가 대부분인 1000명 이상 사업장에서 관리자는 남성이 대부분인 곳도 있었다.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전국여성노조와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10여 개 단체로 구성된 ‘3시STOP 공동행동’이 연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일터 내 성차별 반대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여성 노동자 다수 사업장, 관리자는 남성…여성관리자 0명인 곳도

고용노동부는 1일 적극적 고용개선(Affirmative Action, AA) 전문위원회 심의에서 여성 및 여성 관리자 고용비율이 낮고, 이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매우 부족한 52개소를 AA 미이행 사업장으로 선정하고 명단을 공표했다.

이번 명단 공표는 AA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 2014년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공개한다. AA는 여성고용기준을 충족하도록 이끌어 고용상 성차별을 없애고 고용평등을 촉진하는 제도다. 이들 기업에 대한 명단 확정은 지난 2월 27일 적극적 고용개선 전문위원회에서 심의했으나, 고용부는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남녀고용평등 강조주간에 맞춰 발표했다.

이날 사업장과 사업주성명·명칭·주소 등이 공개된 52개 사업장 중에서 민간기업은 51개소, 공공기관은 1개소로 집계됐다. 1000명 이상 사업장은 총 8개소다.

이들 사업장은 3년 연속 여성고용기준에 미달하고, 이행 촉구를 받았으면서도 이를 지키지 않은 사업장 가운데, 사업주가 여성고용 및 일가정 양립을 위한 실질적 노력이나 개선의지가 부족하다고 판단되는 곳이다.

1000명 이상 사업장 중에서 국방과학연구소는 공공기관 중 유일하게 이름에 오르는 불명예를 얻었다. 국방과학연구소는 전체 노동자 3566명 중에서 여성 근로자는 465명으로 13%에 그쳤다. 여성 관리자 비율도 전체 관리자 442명 중 16명(3.62%)에 불과했다.

민간기간은 7개소로 △농협파트너스 △두산건설 △미성엠프로 △수원여객운수 △장풍HR △태림포장 △휴:콥(구 대고개발) 등이다. 두산건설의 경우 전체 관리자 121명 중에서 여성이 한 명도 없었다. 농협파트너스는 전체 노동자 4763명 중 3015명이 여성으로 여성 노동자 비율은 높았지만 여성 관리자는 7명에 불과했다. 전체 관리자 61명 중에서 54명이 모두 남자였다. 여성 관리자 고용 기준인 24.9%에 한참 못미치는 11.4%로 나타났다.

전체 노동자가 3389명인 미성엠프로는 여성 노동자 비율이 34.5%로 기준에 부합하지 못했다. 여성 노동자 비율도 10.2%로 여성관리자 고용 기준율인 24.9%에 도달하지 못했다.

적극적 고용개선(Affirmative Action, AA) 명단 공표 비교. 고용부 제공.
◇1000인 미만 사업장 민간기업 44곳 공표

1000인 미만 사업장 44곳 중 공공기관은 없다. △경동엔지니어링 △계양전기 △고려강선 △금강티에스 △농협사료 △다인맨파워 △대한조선 △덕양산업 △디아이씨 △명화공업 △미성에스엔피 △비앤파트너주식회사 △비에스에이치에스 △상신브레이크 △서일개발 △세계보안관리시스템 △송원산업 △수협유통 △에스피에스 △에코플라스틱 △엠앤엠서비스 △HSD엔진 △영풍 △용진티엔에스 △우리자산관리 △이티엠 △대승케이비엠 △준제이엔씨 △지엠비코리아 △참프레 △카펙발레오 △케이디알한국기업서비스 △케이비엠플러스 △케이유엠 △케이이씨 △크린팩토메이션 △팜한농 △평화발레오 △푸른안전산업 △하이에어코리아 △한국미쓰비시엘리베이터 △한국티씨엠 △한미기술 △한양 총 44개사다.

명단 공표는 AA 대상 사업장 중 3년 연속 여성고용기준에 미달하고 이행촉구를 받았음에도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사업장을 뜻한다. 여성고용 기준은 여성 근로자나 여성관리자 비율이 업종별·규모별 평균 70%다. 아울러 사업주가 여성고용 및 일가정 양립을 위한 실질적 노력이나 개선의지가 부족하다고 판단되는 곳이 선정됐다.

정부는 AA를 2006년부터 공공기관과 500인 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 도입했다. 지난해부터는 지방공사·지방공단·300인 이상 공시대상 기업집단으로 대상을 확대했다.

이날 고용부는 사업장 52개소의 △사업주 성명 △사업장의 명칭·주소(법인의 경우 대표자의 성명 및 법인의 명칭·주소) △해당연도 전체 노동자 수 △여성 노동자 수 및 그 비율 △전체 관리자수, 여성 관리자 수 및 그 비율 등을 관보에 게재했다. 고용부 홈페이지에도 6개월 동안 게시할 예정이다.

권기섭 고용정책실장은 “명단공표 사업장은 조달청 지정심사 신인도 감점(5점) 및 지정 기간 연장 배제, 가족친화인증 제외 등 불이익을 받게 된다”며 “적극적 고용개선 대상사업장들은 대기업·공공기관 등 사회적 책임이 큰 사업장인 만큼 기업 스스로 남녀의 고용상 불평등 요소를 확인하고 개선하는 자발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컨설팅 및 교육 등 다양한 지원을 통해 제도의 실효성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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