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2억명 女心 잡아라' 韓화장품, 대륙 현지 공략

염지현 기자I 2015.06.16 10:55:53

국내 OEM 업체..中 생산 공장 증축 들어가
아모레, 상하이 뷰티사업장 신축..CAPA↑
면세점 넘어 中내수 직접 공략..가능성 大

(왼쪽부터)코스맥스의 광저우 생산 공장과 한국콜마의 북경콜마 생산시설 전경.
[이데일리 염지현 기자] 내수 불황에도 요우커(游客·중국인 관광객) 덕을 톡톡히 봤던 화장품 업계가 중국으로 거점을 옮기고 있다. 600만 요우커를 넘어 최소 2억2000만명에 달하는 중국 본토 성인 여성들을 공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 보따리상을 단속하겠다는 중국 정부 정책도 이를 뒷받침 하고 있다.

국내 OEM(주문자상표부착)·ODM(제조자개발생산) 기업인 코스맥스(192820)는 최근 중국 상하이에 두 번째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상하이 제2공장은 메이크업 제품만을 생산하는 전용 공장으로 쓸 계획이다. 연 2억개 정도를 생산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코스맥스는 이어 현재 단층인 광저우 공장도 3층 건물로 증축해 생산 능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미 광저우 공장은 지난 1분기에 믹서를 추가로 설치해 1억 개까지 생산할 수 있도록 했다.

아모레퍼시픽이 지난 10월 신축한 상하이 뷰티사업장 모습
코스맥스의 이 같은 공격적인 경영은 실적에서도 그대로 반영됐다. 지난 2013년 821억원이었던 중국 현지 매출이 지난해 1294억원을 기록하며 1년 새 58%나 성장세를 보였다. 중국 내수 업체들로부터 주문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중국 매출은 2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아직은 중국 화장품 시장이 성장 초기 단계로 기초 화장품 판매 비중이 높지만, 곧 색조 시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며 “3년 내에 중국 매출이 국내 매출을 앞설 것으로 예상될 만큼 무궁무진한 시장이다. 앞으로 상하이와 광저우 공장에 사업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화장품 OEM·ODM업체인 한국콜마(161890) 역시 지난 2007년 설립한 북경콜마를 증축하고 있다. 오는 9월 증축이 끝나면 현지 생산 설비가 기존 3000개에서 1만5000개로 5배 늘어나게 된다. 광저우에도 생산 공장을 짓기 위해 부지를 확정하고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090430)도 중국 현지 생산 시설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1994년 선양 공장, 2002년 상하이 공장에 이어 지난해 10월엔 상하이 뷰티사업장을 신축했다. 대지면적 9만87㎡(2만8100평)에 달하는 상하이 뷰티사업장은 생산 능력을 기존보다 10배나 늘려 연간 1만3000톤을 생산할 수 있게 했다. 중국 사업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업체들이 앞다퉈 중국 시장을 공략하는 것은 요우커의 면세점 판매에 의존하기보단 연평균 10% 성장세를 보이는 중국 내수를 직접 공략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에서다. 중국 소비자들이 유럽 명품 화장품보다 한국 제품을 더 선호하는 데다가 중국 정부가 보따리상 같은 밀수를 단속하겠다고 나서자 현지 생산에 탄력이 붙고 있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코스맥스 상하이 공장은 주문의 80%가 중국 내수 업체일 정도로 한국 OEM 기업에 대한 신뢰가 크다”며 “코스맥스는 중국 주문 덕분에 세계 최대 OEM업체인 이탈리아 인터코스를 압박할 정도로 부상하고 있다. 향후 한국 화장품의 경쟁 우위는 중국 내 차별화에서 찾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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