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동욱 기자]올해 수도권 첫 대규모 분양물량으로 기대를 모았던 경기 동탄2신도시 3차 합동분양이 1·2순위 청약에서 대거 미달사태를 빚었다. 작년 8월과 11월 1·2차 분양 때 대부분 1·2순위서 청약을 마감했던 모습과는 딴판이다. 올 분양시장의 가늠자로 여겨졌던 만큼 시장의 실망도 크다.
7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6일 동탄2신도시 3차 합동분양 1·2순위 청약에는 총 5938가구 모집에 2212명만이 참가했다. 경쟁률은 평균 0.37대 1에 그쳤다. 2곳에 중복청약이 가능했던 점을 고려하면 실제 청약률은 더 저조했다고 볼 수 있다.
합동분양에 참여한 6개 건설사 중 모집 가구를 모두 채운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총 33개 주택형 중 6개만 간신히 청약을 마감했다. 각 사별 청약경쟁률은 ▲대우건설 0.86대1 ▲호반건설 0.61대1 ▲롯데건설 0.21대1 ▲대원 0.11대1 ▲신안 0.09대1 ▲EG건설 0.07대1로 집계됐다.
그나마 대형사인 대우건설의 ‘동탄2신도시 푸르지오’가 7개 주택형 중 3개의 청약을 마쳐 선방한 편이었다. 중대형으로만 구성된 롯데건설의 ‘동탄롯데캐슬 알바트로스’는 리베라CC 조망을 앞세워 수요자 잡기에 나섰지만 전체 7개 주택형 중 2가구를 모집한 전용면적 185㎡ 1개 타입만 마감했다. 대원·호반건설 역시 1개 타입만 마감했고 신안, EG건설 등 중소형 건설사는 모든 주택형이 청약미달했다.
이번 3차 분양은 참여건설사가 많아 수요자 선택의 폭이 넓고 분양가도 지난 1·2차 때보다 저렴하다는 점이 경쟁력으로 꼽혔다. 선호도가 높은 전용 59㎡ 물량이 1600여가구 늘어난 점도 매력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결과는 기대와 전혀 달랐다.
우선 신도시내 입지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1·2차와 달리 비시범단지인 북동탄쪽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곧 분양을 앞두고 있는 포스코건설의 ‘동탄역 더샵센트럴시티’와 반도건설의 ‘동탄시범 반도유보라’에 밀렸다는 해석도 나온다. 떨어지는 입지여건을 만회하기 위해 분양가를 다소 낮게 책정했지만 결과적으로 분양가 메리트가 통하지 않은 셈이다.
새 정부 들어서 분양가 상한제 폐지, 취득세 감면 연장 등의 규제완화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수요자들의 매수 심리에 악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정책 불확실성이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얘기다. 쌍용건설과 이번 분양에 참여하려던 동보주택건설 등이 최근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는 등 건설업계가 위태로워 보이는 것도 수요자들의 손길을 막았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곧 이어 신도시 내 대규모 분양이 예정돼 있고 인근에서도 분양 계획이 적지 않다”며 “3차 합동분양 물량이 단기간 내 소화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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