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임일곤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배우 현빈을 TV 모델로 재발탁하면서 과거 LG전자와의 치열했던 TV 광고전을 재연할 지 주목된다. 세계 TV 시장 점유율 1,2위인 삼성·LG전자는 2년 전에도 각각 배우 현빈과 원빈을 모델로 내세워 상대방을 겨냥한 비방전을 벌인 바 있다. 두 회사는 최근 차세대 TV와 냉장고 등 생활가전에서부터 디스플레이 기술에 이르기까지 사사건건 충돌하고 있는 터여서 깊이 패인 감정의 골이 광고로 옮겨붙을지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17일 TV 전속모델로 배우 현빈을 발탁했다고 밝혔다. 현빈은 인기드라마 ‘시크릿 가든’을 통해 유명세를 타면서 지난 2011년 2월 삼성전자 TV 모델로 기용됐었다. 21개월 간 해병대 복무를 마치고 지난해 12월 6일 전역하면서 삼성 TV 모델로 재발탁된 것이다.
현빈은 지난 연말 미국 LA 등지에서 광고 촬영을 마쳤고 이달 중으로 TV CF가 공개될 예정이다. 삼성전자측은 “압도적인 기술력과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2013년형 스마트TV와 함께 8년 연속 세계 1위 브랜드의 위상을 강화해 나가겠다”며 현빈 재발탁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LG전자는 기존 모델인 배우 원빈과 아이돌 그룹 소녀시대를 내세워 TV 광고를 계속해 나갈 계획이다. LG전자는 자사 3D 기술을 강조하기 위해 지난 2011년 초부터 원빈을 내세워 TV 광고를 펼쳐왔다. 공교롭게도 전세계 TV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두 업체가 ‘빈’이란 이름의 톱스타를 모델로 쓰고 있는 셈이다.
양사는 이미 ‘빈’을 모델로 한 광고로 한바탕 세게 붙었었다. 지난 2011년 삼성전자는 현빈이 나오는 지면 광고에서 자사 풀HD TV 영상을 강조하면서 LG 기술을 깎아내린 바 있다. 삼성 광고에서 “왜 내 3D TV는 풀HD가 아닐까”라고 말하는 원숭이를 등장시켰는데 LG를 비하한 것이다. 이에 LG는 원빈이 누워서 TV를 보는 장면을 담은 광고로 응수했다. 광고에는 ‘누워서도 편하게’라는 문구를 새기기도 했다. 이는 누워서 보면 화면이 검게 변하는 삼성의 셔터안경식 3D TV의 약점을 겨냥한 것이었다.
현재 두 회사는 차세대 TV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어 광고전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