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고유가로 인해 유사휘발유 제품이 활개를 치고 있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유사석유를 판매하다가 적발된 주유소는 총 1467곳. 부과된 과징금만 350억 원에 달한다.
이런 가운데 운전자들은 알게모르게 유사휘발유의 유혹에 빠지고 있다. 굳이 비싸게 기름을 넣느니 조금이라도 싼 값에 주유하기 위해서다. 일각에서는 오히려 가짜휘발유를 넣으면 연비가 더 좋아진다고 말해 이를 부추기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의견은 다르다. 유사휘발유를 주유하면 당장은 아니더라도 서서히 차량의 부품이나 엔진이 손상된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유사휘발유란 무엇일까. 유사휘발유는 정유사에서 제조한 정상적인 휘발유에 솔벤트, 알콜, 벤젠, 톨루엔, 크실렌 등의 화학원료를 혼합하거나 경유나 등유를 첨가한 것을 말한다. 정상적인 휘발유에 비과세 화학제품을 첨가해 정상제품의 소매가에 포함돼 있는 70% 이상의 세금을 탈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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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한국석유관리원에 따르면, 유사휘발유는 차량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친다.
우선 엔진의 수명이 줄어든다. 유사휘발유의 원료인 톨루엔, 솔벤트 등이 연료공급장치(인젝터)를 부식하기 때문이다. 연료계에 문제가 생기면 엔진 기능도 저하되기 마련이다. 자칫하다가는 차량 운행 도중 엔진이 갑자기 멈추는 사고가 날 수도 있다.
연비와 출력도 눈에 띄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사휘발유 공인연비는 정상제품 대비 약 7%, 실주행연비는 약 18% 줄어든다. 연비만 따지면 실제 유사휘발유 가격이 그리 싼 것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국석유관리원 관계자는 "평소 같은 거리를 주행하더라도 어느 순간 연비가 줄어드는 것을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화재의 위험성도 높다. 유사휘발유는 정상휘발유보다 인화성이 강하거나 비슷하다. 따라서 불이 나면 순식간에 번지고 폭발 위험도 높다. 실제 지난 5일 경기 안산시의 한 주택가에서 유사휘발유 판매업자가 차량에 기름을 주유하다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다.
또 불완전 연소로 인해 오염물질 배출량도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유사휘발유는 정상 휘발유에 비해 끓는 점이 낮다. 이에 따라 일산화탄소·벤젠·톨루엔 등의 유해가스가 다량 배출된다. 심지어 발암물질인 알데히드 배출량은 62%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유사휘발유로 인한 피해는 중장기간에 걸쳐 나타나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며 "주유 후 ▲연비 감소 ▲심한 매연 발생 ▲시동 꺼짐 현상 등이 발생하면 즉시 주변의 직영정비소를 찾아 무상분석을 의뢰하는 것이 좋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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