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함께 중앙정부의 아동·노인·청년 지원사업에 각 지자체가 현금성 복지사업을 덧붙이는 등 스스로 지출을 늘리는 관행도 ‘재정 부담’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자체의 재정운용 자율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재정부담 구조를 개선하고 지자체의 사업 선택에 대한 책임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고보조사업의 역설…국비 늘어도 ‘쓸 돈’은 줄어
7일 국회예산정책처의 ‘2026 대한민국 지방재정’ 보고서에 따르면 지자체 국고보조사업 규모는 2018년 86조원에서 올해 169조 1000억원으로 8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지자체 사업비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49.4%에서 59.2%로 높아졌다.
반면 지자체의 자체사업은 88조 2000억원에서 116조 4000억원으로 늘어나는 데 그쳤다. 자체사업 비중은 50.6%에서 40.8%로 9.8%포인트 낮아졌다. 전체 사업비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던 자체사업 비중이 40% 수준으로 내려온 반면 국고보조사업은 60%에 육박한 셈이다.
국고보조사업이 늘었다고 지자체가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돈까지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국고보조사업은 사업마다 국비로 지원하는 비율인 ‘국고보조율’이 정해져 있고, 나머지는 지방비로 채워야 한다. 보조금법 시행령상 국고보조율이 100%인 사업은 10개 이하에 불과하고, 나머지 사업에는 사업비의 10~80%를 지방비로 분담해야 한다.
용도에도 제약이 따른다. 국고보조사업은 중앙정부가 사업의 목적과 지원 대상을 정하고 이에 맞춰 예산을 집행하는 구조다. 지자체 입장에서는 국고보조사업이 늘수록 지방비로 함께 부담해야 할 몫이 커지는 동시에 지역 사정에 따라 우선순위를 정해 쓸 수 있는 재정의 운신 폭도 좁아질 수 있다.
특히 복지 분야에서 이런 문제가 두드러진다. 예를 들어 기초생활수급자 생계급여의 기준 국고보조율은 서울 50%, 지방 80%로 나머지는 지방비로 부담한다. 기초지자체의 사회복지비 지수와 재정자주도에 따라 국고보조율이 달라지지만 지원 대상이 늘거나 급여 수준이 높아져 전체 사업비가 커지면 지방비 부담액도 증가한다. 자체 세입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지역은 의무적으로 부담해야 하는 복지비를 우선 편성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사업 성격에 따라 국가와 지방의 재정부담비율을 조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국적으로 일정 수준의 서비스를 보장해야 하는 사업은 국가의 재정 책임을 높이는 대신 지역별 수요가 중요한 사업은 지방의 선택과 책임을 강화하는 방식이다.
국회예산정책처도 주요 사회보장사업처럼 ‘내셔널 미니멈’(국민 모두가 누려야 할 최소한의 복지수준) 성격의 의무지출은 국가 부담률을 높이는 대신 지역별 수요가 중요한 사업은 지방의 재정 책임을 강화하는 등 사업 성격에 따라 재원 분담을 달리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소순창 건국대 행정학과 교수는 “국세와 지방세 비율도 과감하게 현재 7대3에서 6대4 수준으로 바꿔야 한다”며 지방의 재정 자율성 확대를 강조했다. 특히 청년 인구가 많은 도시와 고령층 비중이 높은 농어촌 지역은 정책 수요가 다른 만큼 중앙정부가 사업별로 용도를 세세하게 정하기보다 지방의 선택권을 넓혀야 한다고 그는 지적했다.
|
재정 부담을 나누는 방식도 보다 정교하게 설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새로운 국고보조사업을 만들거나 확대할 때 지방비 부담의 적정성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미다.
또 국고보조금의 용도를 보다 넓게 설정해 지자체의 재량을 확대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중앙정부가 지자체에 배분하는 재원의 사용처를 일률적으로 정하기보다 유사 사업을 일정한 정책 분야로 묶어 지원하고 지자체가 지역 수요에 따라 사업과 지출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방식이다.
지방의 재정 자율성 확대는 지출 책임 강화와 맞물려야 한다. 용도 제한만 풀 경우 단체장 공약이나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쉬운 사업에 재원이 쏠릴 수 있어서다. 국비 공모사업은 신청 단계부터 지방비 매칭과 향후 운영비를 따져보고, 자체 복지사업 역시 재정 여력과 지속 가능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문제는 제도의 부재가 아니라 실효성이다.
지방재정분야 한 전문가는 “단체장이 새로운 사업을 시행하려고 하면 실무자가 거부하기는 사실상 어렵다”며 “특히 인접 지자체가 특정 수당을 지급하는 사업을 도입하면 다른 지역도 금세 따라하는 경향이 짙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건복지부의 사회보장제도 신설·변경 협의와 행안부 지방재정관리위원회 등 기존 장치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며 “신규 복지사업의 유사·중복과 지속 가능성, 국고보조사업에 따른 지방비 부담의 적정성을 면밀히 따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자체도 국비 확보 자체를 ‘성과’로 여기는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 김성주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지방행정실장은 “국비 공모사업에 신청하기 전에 정말 지역에 필요한 사업인지, 유사 사업은 없는 지부터 살펴봐야 한다”며 “지방비를 매칭하고도 추진할 만한 사업인지 충분히 검토한 뒤 신청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확보한 재원을 제때 집행하는 역량도 중요하다. 부지 확보나 주민 민원 등으로 사업이 지연돼 이미 확보한 예산조차 집행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서다. 장효천 국가지역경쟁력연구원 원장은 “신규 수요나 앞으로의 투자를 보면 돈이 부족한 것은 맞다”면서도 “기존 사업이 진척되지 못해 보류된 돈도 많다”고 했다. 이어 “재정 총량뿐 아니라 확보한 재원을 필요한 곳에 제때 투입할 수 있는 집행 역량도 함께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자체는 재정관리 능력을 키우고 중앙정부는 재정관리 노하우 등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과 함께 재정관리가 우수한 지자체에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식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4년 연속 올랐는데…더 간다 목표가 41만원 찍었다[종목e슈]](https://image.edaily.co.kr/images/vision/files/NP/S/2026/10/PS26100800060t.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