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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까지 팔려다 ‘자살골’… 인판티노의 6조원 구상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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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무 기자I 2026.08.01 09:3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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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EFA 보이콧 경고에 투자사도 철수
밀실 추진 드러나며 내부 반란 가속회
내년 3월 차기 회장 선거까지 흔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월드컵 운영을 맡을 영리 법인을 세우고 지분 일부를 민간 투자자에게 매각하려던 계획이 세계 축구계의 거센 반발 끝에 무산됐다.

미국 일간 ‘뉴욕포스트’는 1일(한국시간) “인판티노 회장이 추진한 ‘FIFA 포워드 엔터프라이즈(FFE)’ 설립 및 지분 매각 계획이 대륙별 축구연맹의 반대와 핵심 투자자 이탈, FIFA 내부 균열로 전면 백지화됐다”고 보도했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 사진=AP PHOTO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 사진=AP PHOTO
FFE는 월드컵 등 FIFA 주요 대회의 운영과 상업 사업을 전담할 영리 법인이다. 인판티노 회장은 지분 일부를 민간에 넘겨 올해 최대 42억 달러(약 6조 원)를 조달하려 했다. 사실상 월드컵의 상업적 권리를 외부 자본에 판매하는 구상이었다.

거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의 동생 조슈아 쿠슈너가 이끄는 벤처캐피털 스라이브 캐피털이 주도하고, JP모건이 자문을 맡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계획이 공개되자 축구계가 일제히 반발했다.

북중미카리브해축구연맹(CONCACAF)과 아시아축구연맹(AFC)은 공식적으로 반대했다. 심지어 유럽축구연맹(UEFA)은 계획을 철회하지 않으면 회원국들이 FIFA 주관 대회를 보이콧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잉글랜드와 스페인, 프랑스, 독일 등이 월드컵에 불참하면 대회의 흥행 가치뿐 아니라 중계권료와 후원 수입도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스라이브 캐피털과 JP모건도 이번 사태가 기업 이미지에 치명적인 ‘악몽’이 됐다고 판단해 거래에서 손을 뗀 것으로 전해졌다.

더 큰 문제는 추진 과정이었다. 6개 대륙연맹 대표 37명으로 구성된 FIFA 최고 집행기구인 평의회조차 사전에 내용을 전달받지 못했다. 평의회 위원인 베른트 노이엔도르프 독일축구협회장은 “언론 보도를 통해 처음 알았다”며 “수개월, 어쩌면 1년 이상 준비됐을 사업이 평의회에서는 한 번도 논의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FIFA 내부에서도 반란이 일어났다. 케빈 라무르 FIFA 최고운영책임자(COO)는 “FFE는 FIFA의 프로젝트가 아니라 인판티노 회장 개인의 프로젝트”라며 수개월간 이어진 기만과 투명성 결여를 지적했다. 인판티노 회장의 수석 고문 카를로스 코르데이로 조차 “월드컵 지분 매각을 지켜볼 수 없다”며 사임했다.

FIFA는 이틀 동안 세 차례 해명문을 내고 “잘못된 언론 보도로 예정된 협의 절차가 방해받았다”고 주장했다. 인판티노 회장도 해당 구상이 축구계의 경제적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했다. 하지만 어떤 보도가 틀렸는지, 왜 평의회와 사전에 논의하지 않았는지는 설명하지 못했다.

이번 사태는 인판티노 회장의 일방적인 운영 방식에 대한 불만이 폭발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FIFA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초대 평화상을 수여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도 충분한 내부 논의가 있었는지 공개되지 않았다. 월드컵 전·후반 중간 휴식 도입과 결승전 하프타임 공연 확대도 경기 규칙을 담당하는 국제축구평의회(IFAB)와 협의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월드컵은 FIFA 회장 개인의 소유물이 아니다. 하지만 인판티노 회장은 행정가를 넘어 세계 축구의 권리와 자본을 마음대로 거래하는 ‘소유자’처럼 행동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정치적 후폭풍도 거세다. 내년 3월 FIFA 회장 선거를 앞두고 UEFA는 대항마를 물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세르 알켈라이피 파리 생제르맹 회장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가운데 최소 20개국이 인판티노 회장에 대한 지지 철회를 논의 중이라고 뉴욕포스트는 전했다.

영국 매체 디애슬레틱은 이번 사태를 태양에 너무 가까이 가지 말라는 아버지의 경고를 어기고 높이 올라갔다가 밀랍이 녹아 바다로 떨어진 그리스 신화 속 주인공 ‘이카루스’에 비유했다. 수차례 권한의 경계를 넘고도 살아남았던 인판티노 회장이 월드컵까지 팔려다 마침내 태양에 너무 가까이 다가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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