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한편에서 외침이 터져 나오자 공연장은 순식간에 환호와 박수로 가득 찼다. 관객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흔들었고, 예상치 못한 깜짝 손님의 등장에 분위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무대 위에 모습을 드러낸 이는 그래미 어워드 17관왕의 싱어송라이터이자 뮤지컬 ‘헬스키친’(Hell‘s Kitchen)의 프로듀서 앨리샤 키스(Alicia Keys)였다. 앨리샤 키스는 객석을 향해 환하게 미소 지으며 “아이 러브 유!”라고 화답했고, 공연장은 다시 한번 우레와 같은 환호로 뒤덮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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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오늘 이 자리에 이 작품을 있게 해준 가장 특별한 분이 함께하고 계신다”는 김수하의 소개와 함께 앨리샤 키스가 다시 무대 중앙으로 걸어 나오자 객석은 또 한 번 뜨거운 함성과 박수로 화답했다.
마이크를 잡은 앨리샤 키스는 “너무 가슴이 벅차다. 여러분과 ’헬스키친‘을 함께 나눌 수 있어 정말 설렌다”고 말했다. 이어 “한때 뉴욕의 이야기였던 작품이 이제는 서울의 이야기가 됐다”며 “단순히 노래가 한국어로 번역된 것을 넘어 음악과 이야기가 시공간을 초월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감동적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또 “가족과 함께 한국을 찾았다”며 “완전히 다른 언어로 자신의 노래를 들었음에도 감정과 의미는 그대로 전달됐고, 한국어로 새롭게 태어난 노래들이 아름다웠으며 음악을 통해 서로 공감할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느꼈다”고 덧붙였다.
’헬스키친‘은 그래미상을 17차례 수상한 앨리샤 키스가 자신의 성장 경험과 대표곡을 바탕으로 제작한 자전적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1990년대 뉴욕 맨해튼 웨스트사이드를 배경으로 자유를 갈망하는 10대 소녀 앨리가 음악을 통해 자신의 목소리와 정체성을 찾아가는 여정을 담았다.
2024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작품은 그해 토니상 13개 부문 후보에 오르며 화제를 모았다. 한국 공연은 브로드웨이 초연 이후 약 2년 만에 성사된 비영어권 최초의 라이선스 공연이라는 점에서도 의미를 더한다.
국내 무대에 오른 ’헬스키친‘은 160분 동안 공연장을 뉴욕 맨해튼의 에너지로 가득 채웠다. 자유를 갈망하는 앨리의 성장 서사 위에 브로드웨이 특유의 박력 넘치는 퍼포먼스와 소울풀한 라이브, 강렬한 밴드 사운드가 더해져 관객들의 몰입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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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로 번안된 넘버들은 원곡의 감성을 유지하면서도 국내 관객들이 극에 더욱 몰입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뉴욕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지만 대사와 정서 곳곳에 한국적인 감성이 자연스럽게 스며들며 라이선스 공연만의 매력을 살렸다.
이날 공연의 백미는 앨리 역 김수하와 아버지 데이비스 역 테이가 함께 부른 ’이프 아이 에인트 갓 유‘였다. 이 곡만큼은 한국어가 아닌 영어 원곡으로 선보여 원곡 특유의 호소력과 감성을 온전히 살렸고, 두 배우의 폭발적인 가창력과 섬세한 감정 연기가 어우러져 공연 최고의 명장면을 만들어냈다.
미스 라이자 제인이 부르는 ’퍼펙트 웨이 투 다이‘(Perfect Way to Die)도 압권이었다. 2020년 미국에서 잇따라 발생한 흑인 사망 사건과 인종차별 문제의식에서 탄생한 이 곡은 극 중 경찰에 연행된 너크를 떠나보낸 뒤 상실감에 빠진 앨리를 위로하는 장면에 배치된다. 현실을 향한 원곡의 메시지가 극의 서사와 맞물리며 단순한 넘버를 넘어 작품의 정서를 응축한 장면으로 완성됐고, 김영주의 깊이 있는 보컬은 묵직한 여운을 남겼다.
피날레를 장식한 ’엠파이어 스테이트 오브 마인드‘는 한국어 가사로 새롭게 태어났다. 뉴욕을 상징하는 대표곡은 한국어를 입으며 단순한 번안을 넘어 ’꿈을 향해 나아가는 청춘‘이라는 작품의 메시지를 더욱 직관적으로 전달했다. 공연장을 나서는 관객들 사이에서는 노래를 흥얼거리는 모습이 이어졌고, 앨리샤 키스가 말한 “뉴욕의 이야기가 서울의 이야기가 됐다”는 한마디는 공연이 끝난 뒤에도 긴 여운으로 남았다.
뮤지컬 ’헬스키친‘은 11월 8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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