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는 지난해 9월 기존 오프라인 영업을 대거 감축하고 온라인에서 전기차를 판매하겠다고 선언했다. 이후 테슬라는 당초 계획과는 달리 일부 국가에서는 매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100% 온라인 판매만 하고 있다. 테슬라가 온라인 판매에 선제적으로 나선 것은 비용절감 차원에서다. 테슬라는 온라인 판매를 강화하면 장기적으로 오프라인 판매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부대비용을 줄일 수 있어 차량 가격이 평균 6% 가량 내려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실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서 매장 방문 인원이 줄어들어 다양한 프로모션을 단행한 국내 완성차 업계와는 달리 테슬라는 별다른 프로모션 없이도 순항했다. 테슬라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최초 예약하고 나서 출고까지 철저한 비대면으로 이뤄진다. 전기차 보조금을 받기 위한 서류를 우편으로 보내는 것 외 모든 서류작성 역시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과감한 선택이었지만, 국내에서 온라인 판매는 성공적으로 자리 잡았다. 자동차 데이터 연구소 카이즈유에 따르면 테슬라의 전기차 모델3는 지난 3월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를 제치고 전기차로서 국내 최초로 월간 신차등록순위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테슬라는 이 기간 온라인 판매를 바탕으로 2415대의 차량을 고객에게 인도했고, 1분기로 확대하면 4070대의 차량이 국내 고객에게 인도됐다.
테슬라의 성공적인 행보와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해외 시장에서는 자동차 온라인 판매 활성화가 속속 이뤄지고 있다.
중국 길리자동차는 코로나19로 인해 자동차 판매가 급감하자 지난 2월부터 온라인 판매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외에도 중국 내 BMW, 벤츠 등 많은 수입차가 중국에서 온라인 판매의 시동을 걸었다. 중국의 2월 신차 판매는 31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79.1% 감소했지만, 본격적인 온라인 판매가 도입된 3월부터는 143만대(전년 동기 대비 43.3% 감소), 4월 207만대(4.4% 증가) 등으로 점차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더 나아가 해외 중고차 시장은 ‘자동차 자판기’(Vending Machine)까지 표방하며 일찌감치 온라인 판매를 확대하는 추세다.
미국의 중고차 거래 전문회사인 ‘카바나’(Carvana)는 테네시 주에 5층 규모의 자동차 자판기를 세워 완벽한 비대면 판매를 시행하고 있다. 먼저 카바나 온라인 홈페이지를 통해 계약을 마치면 차량 인도 방법으로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차량을 고객에게 배송해주거나 고객이 직접 방문해 찾아갈 수 있다. 직접 찾아갈 경우 카바나에서 직접 제작한 특수 동전을 자판기에 넣으면 해당 자동차가 나오는 방식이다. 카바나는 온라인 판매와 비대면 자동차 자판기를 통해 지난해 기준 39억4000만 달러(한화 약 4조84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아울러 미국의 중고차 스타트업 ‘브룸’(vroom)도 온라인을 통해 자동차를 판매한다. 브룸은 구매하고자 하는 자동차를 직접 눈으로 볼 수 없다는 온라인 판매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가상현실(VR)로 체험할 수 있는 전시장을 마련했다. 가상현실 내의 차량을 응시하면 그 차에 대한 자세한 정보와 함께 가상으로 시승할 수 있는 경험도 제공한다. 브룸 역시 온라인 중고차 판매의 성공으로 최근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