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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켈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제1차 세계대전 종전 기념일 하루 전인 이날 콩피에뉴 숲을 찾아 전사자들을 추모하고 평화를 다짐했다. 두 정상은 독일-프랑스 화해 명판을 공개한 뒤 헌화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유럽은 지난 73년 간 평화를 유지해 왔다. 이는 전에는 한 번도 없었던 일이다. 독일과 프랑스가 평화를 원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메르켈 총리는 “독일은 세계가 더 평화로울 수 있다면 어떤 일이라도 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화답했다.
두 사람은 이어 휴전 협정이 체결된 페르디앙 포슈 연합군 총사령관의 객차를 재현한 기념관을 찾아 방명록에 서명했다. 꼭 100년 전 이 객차에서 독일과 연합국은 적대행위를 공식 종료하는 내용의 휴전협정에 서명했다. 1차 세계대전을 끝내는, 독일에겐 사실상 항복 서명이었다. 객차는 이후 벌어진 2차 세계대전 도중 불타 소실됐다.
마크롱 대통령은 서명 이후 메르켈 총리의 손을 잡고 이마를 맞대며 친밀한 모습을 보여줬다. 과거 자신의 국가가 자행했던 과오를 겸허히 받아들이는 메르켈 총리와 이를 보듬은 마크롱 대통령의 모습에 외신들은 찬사를 보냈다.
두 정상의 이같은 모습은 악천후를 이유로 미군 전사자 묘비 참배 일정을 돌연 취소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도 대비를 이뤘다.
한편 다음 날 파리 개선문에서 제1차 세계대전 100주년 기념식이 개최된다. 이 자리엔 승전국인 연합국 외에도 패전 독일, 옛 오스만투르크인 터키 등 70여개국 정상들이 참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