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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이 소형 제품 판매자에게 부과하는 수수료를 인하하기로 했다. 알리바바그룹홀딩, 이베이, 위시닷컴등 중국 판매상들의 참여도가 높은 온라인 쇼핑몰과의 경쟁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은 다음 달 1일부터 1온스 이하 소형 상품을 배송할 때 세 건당 판매자들에게 부과하는 배송 수수료를 1.61달러로 기존 대비 67% 인하하기로 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새 배송비 정책은 아마존의 ‘소형 저가 제품 주문’ 정책을 이용하는 판매자들에게 적용된다. 이 프로그램은 아마존이 지난해 도입한 것으로 메이크업 제품이나 휴대폰 악세사리, 스티커 등 소형 저가 상품에 한해 고객에게 무료로 배송해준다. 다만 판매자들이 아마존에 제품을 넘기면 아마존이 이를 직접 관리하면서 주문이 들어오면 포장해 배송까지 해준다. 이에 따른 비용을 판매자들로부터 받는다. 여기에 해당하는 제품 대부분이 10달러 미만이기 때문에 배송 수수료가 수익성에 있어서 결정적인 요인이 된다.
미국 아마존에서 소형 저가제품 주문은 연간 수억 건에 달하는데, 아마존이 판매자에 대한 배송비 부담을 줄여주기로 한 것은 경쟁심화 때문이다. 온라인 쇼핑이 국경을 초월해 이뤄지면서 이에 따른 배송서비스도 진화하고 있다. 특히 중국 판매자들이 굳이 미국 아마존에 입점하지 않고도 미국인에게 직접 물건을 팔고 배송해주는 서비스가 등장해 아마존을 위협하고 있다.
차이나포스트가 US포스탈서비스(USPS)와 제휴를 맺고 선보인 이패킷(ePacket) 프로그램이 결정적이다. 미국인이 중국 온라인 쇼핑몰에서 1.7kg 미만의 제품을 주문하면 직접 미국으로 배송해준다. 덕분에 중국 판매자들의 미국 시장 접근이 용이해졌다. 아마존에서 제품을 팔고 있는 중국 판매자 역시 이패킷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이 경우 아마존 수익은 직접 포장과 배송을 담당할 때에 비해 줄게 된다.
배송정보 제공업체인 이지포스트의 자렛 스트리빈 최고경영자(CEO)는 “아마존은 이패킷 때문에 알리바바를 비롯한 중국 온라인 쇼핑몰에 비해 뒤처질까 봐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US포스탈서비스가 2012년 회계연도에 이패킷 프로그램을 통해 중국에서 미국으로 배송한 물품은 2700만개에 달한다. 온라인 쇼핑이 전 세계적으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배송 규모도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아마존이 판매자에게 부과하는 배송료를 인하하면 더 많은 중국 판매자들을 끌어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패킷은 배송에 보통 2주정도 걸리지만 아마존 프로그램은 4~8일이면 배송이 가능해 비용만 저렴하다면 아마존 서비스가 더 강점을 가진다.
아마존에서 소형 저가제품 주문 정책 도입을 주도했다가 창업한 닐 애커만 몬델레즈 인터내셔널 대표는 “소형 저가 제품를 파는 판매자 상당수가 중국 기반 셀러”라며 “구매자들이 다른 온라인 쇼핑몰에 갈 필요를 못 느낄 정도로 아마존은 관리하는 물품 재고를 늘리고 고객의 비용을 낮춰주기 위해 계속 투자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