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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공주 공산성 연못 바닥에서 국내 최초로 완전한 형태의 백제시대 사다리가 출토됐다.
문화재청, 충청남도, 공주시는 공주대학교박물관과 공동으로 11일 오후 4시 충청남도 공주시 산성동에 있는 공산성의 제8차 발굴조사 성과 현장 설명회를 개최한다.
공산성의 백제 왕궁 부속시설 발굴조사는 2008년부터 연차적으로 진행됐다. 올해는 성안마을이 있었던 북서쪽 대지 1만2000㎡를 조사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백제시대 건물지 31동과 연못, 나무 사다리 등이 출토된 것.
발굴지는 동남향의 완만한 구릉 사면부로 5단의 계단식 축대를 쌓았는데 180㎝ 간격으로 나무기둥을 세워 보강하고 있다.
대지 중앙부는 마당을 중심으로 ‘Г(ㄱ을 엎은 꼴)’모양의 건물지가 분포돼 있다. 특히 건물지 중 다른 건물보다 2배 이상 큰 장방형 건물은 3차에 걸친 전문가 자문회의에서 상급의 관청건물군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이밖에 의례용으로 추정되는 육각형 건물지와 취사시설이 없는 대형건물, 별도의 전용 부엌 칸을 갖춘 건물지도 주목된다. 건물지 사이에서 6m 너비의 남북방향 도로와 3m 너비의 동서방향 도로를 확인했다. 아울러 도로의 양 측면에는 측구(길도랑)형의 배수로가 놓여 있는 것도 확인했다.
건물지 북쪽에서는 모서리를 둥글게 만든 사각형 형태의 너비 10m, 바닥면 6m, 깊이 2.6m의 대형 연못도 확인했다. 연못 바깥에는 1.5m두께의 점토를 발라 물이 새는 걸 방지하고 있다.
연못 바닥에서는 백제시대의 나무 사다리가 출토됐다. 길이 6m, 너비 70~80㎝이고, 발판은 50㎝간격으로 11개가 있다. 대전 월평동유적 내 목곽고에서 유사한 형태의 사다리 파형이 발견된 적은 있지만 완전한 형태의 백제 시대 사다리는 이번이 최초 발견다. 연못 내 진흙 속에 놓여 있어 형태가 유지될 수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못을 사용하지 않고 발판의 양쪽 끝 부분에 장방형의 촉을 내어 결합한 형태로 백제의 목재 기술의 우수성을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다. 수종 분석을 통해 사다리 재질은 참나무인 것이 밝혀졌으며, 앞으로 정확한 연대측정을 위한 분석을 진행할 예정이다.
출토된 유물은 토기류, 기와 조각, 벼루 등 매우 다양했다. 다수의 기와 조각에는 도장으로 무늬나 글자를 새긴 인장 기와가 있는데 ‘王’, ‘古’, ‘久’, ‘口’, ‘工’ 등의 문자와 ‘※’, ‘격자’, ‘산(山) 모양’ 등 무늬가 찍혀 있는 것으로 나눌 수 있다. 이 중 산 모양 무늬 기와는 공주 송산리 고분군 내 무령왕릉 출토 은제탁잔과 부여 능산리 사지에서 출토된 백제금동대향로에 새겨진 山 모양과 유사한 형태로 완만한 능선의 산이 2개씩 중첩된 형태로 표현되어 당시 백제인의 인식과 자연관을 엿볼 수 있다.
공주대학교박물관 발굴단은 2011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공산성 발굴조사를 통해 60여동 이상 집중된 백제 시대 건물지를 확인했다. 공산성 내 왕궁관련시설의 확인은 물론 백제 왕성의 도시구조와 사회상을 재구성하는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한편 발굴현장에 대해 궁금한 사항이나 발굴조사 현장 설명회에 관한 더 자세한 내용은 공주대학교박물관(041-850-8733)으로 문의하면 안내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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