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하나·외환은행 조기통합 전격 합의(종합2보)

이성기 기자I 2015.07.13 11:11:23

통합 은행 자산 290조원 규모, 리딩뱅크 도약 발판
합병 기일 9월1일 목표로 통합 속도낼 듯

△김정태(가운데) 하나금융 회장, 김한조(왼쪽 첫번째) 외환은행장, 김근용(왼쪽 두번째) 외환 노조위원장, 김병호(오른쪽 첫번째) 하나은행장, 김창근(오른쪽 두번째) 하나 노조위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팔레스호텔에서 양행간 조기통합에 전격 합의한 뒤 합의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하나금융 제공]
[이데일리 이성기 김동욱 기자] 하나금융지주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을 조기 통합하기로 외환 노조와 전격 합의했다고 13일 밝혔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을 비롯해 김한조 외환은행장, 김근용 외환노조 위원장, 김기철 금융노조 조직본부장과 김병호 하나은행장, 김창근 하나노조 위원장이 등은 이날 오전 서울 반포동 팔레스호텔에서 만나 통합 합의서에 서명했다. 하나금융은 이날 공시를 통해 “합병 원칙 및 합병은행 명칭, 통합 절차 및 시너지 공유, 통합은행의 고용안정 및 인사원칙 등에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위 사항에 대해 신의성실 원칙에 따라 당사자간 합의 내용을 성실하게 이행하기로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하나금융 측에 따르면 이번 합의는 김정태 회장이 김근용 위원장을 비롯한 외환 노조 관계자들과 지속적인 물밑 접촉 노력 끝에 성사됐다. 조기통합을 통해 어려운 금융환경과 외환은행의 경영상황 악화의 위기상황을 극복하고 미래로 나아가자는데 양측이 공감하면서 전격적으로 합의가 이뤄지게 됐다는 설명이다.

양측은 오는 9월1일까지, 늦어도 10월까지 통합법인 출범을 완료키로 하고 통합은행 명칭에는 ‘외환’ 또는 ‘KEB’를 포함하기로 했다. 또 합병 후 2년간 인사운용 체계를 출신 은행별로 이원화 해 운영하기로 했다. 아울러 직원의 고용을 보장하고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실시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통합집행부가 출범하기 전까지 양행 노조를 유지하고 분리교섭권도 인정키로 했다. 통합논의 과정에서 발생한 고소·고발 등 모든 법적절차를 취하하고 상대방에 대해 민·형사상의 책임을 묻지 않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에 따라 하나금융은 이날 금융위원회에 통합을 위한 예비인가 승인신청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통합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향후 절차는 금융위 예비인가 승인 후 주주총회와 금융위 본승인을 거쳐 통합법인이 출범하게 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노사가 합의를 이룬 만큼 당국이 예비인가를 내주는 데 큰 걸림돌은 없을 것”이라며 “가능한 빨리 내줄 방침”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그동안 두 은행의 통합 승인의 중요한 조건으로 노사간 합의를 내세웠었다. 이번에 노사가 통합에 전격 합의한 만큼 금융위 역시 가급적 빨리 관련 행정 절차를 진행할 방침이다. 예비인가 심사는 이르면 오는 22일 열리는 금융위 정례회의 때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가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예비인가 승인을 내주기로 한 만큼 오는 22일 예비인가 승인이 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남은 절차를 감안할 때 하나금융은 8월쯤 본인가 신청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8월 중 본인가 신청과 승인이 이뤄지면 통합 하나·외환은행 출범 시기는 9월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 하나금융은 지난 10일 합병 기일을 9월1일로 정하고 이를 위한 주주총회를 다음달 7일 개최한다고 공시했다.

이번 합의를 계기로 하나·외환 통합 은행은 자산규모(2015년 3월말 연결기준) 290조원, 당기순이익(2014년말 기준) 1조2000억원, 지점 수 945개, 직원 수 1만5717명에 이르는 국내 리딩뱅크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통합을 통해 규모의 경제와 양행의 강점 공유를 통한 시너지 확대와 글로벌 경쟁력 강화로 국내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한층 강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하나금융은 지난해 7월 조기 통합 문제를 들고 나왔지만, 이에 반발한 외환 노조가 지난 2월 법원에 통합절차 중단 가처분 신청을 냈고 법원이 이를 수용하면서 통합 작업은 중단됐다. 그러다 지난 6월 하나금융이 법원에 낸 이의신청이 다시 받아들여지면서 통합 작업은 재개됐지만 양측 간 이견으로 통합 논의는 제자리걸음이었다. 이후 김정태 회장 등 그룹 CEO들이 직접 나서 직원들을 상대로 잇단 설명회를 여는 등 조기 통합 필요성을 적극 설득했다.

한편 외환 노조 관계자는 이번 합의와 관련 “김정태 회장과 김근용 노조위원장이 만나 통합에 합의했다”며 “통합 일정과 협상 내용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추후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외환은행 합병 합의

- 금융위 "하나-외환銀 합병 인가"…9월1일 통합은행 출범 - 법인합병 신고 간소화..하나·외환은행 210억 절감 - [사설] KEB하나은행 통합 간판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