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하나금융지주(086790)가 우여곡절 끝에 외환은행 인수를 사실상 확정지었다.
외환은행(004940) 대주주인 론스타에 대해선 비금융자산이 2조원을 넘긴 하지만 은행법상 산업자본으로 단정하고 행정조치를 내리긴 어렵다는 쪽으로 결론을 내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27일 오후 정례회의에 론스타의 산업자본 여부 및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자회사 편입 안건을 동시에 상정한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당초 론스타의 산업자본 여부를 우선적으로 판단한 뒤 외환은행 인수건을 심사할 예정이었지만 이날 두 안건을 동시에 상정하는 쪽으로 입장을 전격 선회했다.
이에 따라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인수를 사실상 확정지었다. 지난 2010년 11월 인수 추진을 선언한 후 무려 1년2개월여 만이다. 외환은행은 지난 2003년 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에 매각된 뒤 9년 만에 국내 금융회사인 하나금융의 품에 안기게 됐다.
금융당국은 하나금융의 재무건전성과 인수자금 조달의 적정성, 인수 후 사업계획의 타당성 등을 따져본 결과 현재로선 특별한 문제가 없다고 이미 판단을 끝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론스타의 산업자본 여부도 변수가 되진 못할 전망이다. 금융위는 그 동안 설령 론스타가 산업자본으로 판명되더라도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란 입장을 밝혀왔다.
론스타의 산업자본 여부에 대해선 애매모호한 결론이 내려질 전망이다. 금감원은 론스타가 일본내 소유한 골프장인 PGM홀딩스의 자산총액이 2조8000억원에 달한다는 점에서 외형상 산업자본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그 동안 외국법인의 은행 대주주 적격성을 심사할 때 해당 은행 주식취득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계열사와 국내 계열사만 확인했다는 점에서, 론스타에 대해 행정조치를 내리긴 어렵다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위가 설령 론스타를 산업자본으로 판단하더라도 이미 10% 초과지분에 대해 매각명령을 내린 만큼 4%를 초과하는 6%에 대해 추가 매각명령만 내리면 돼 론스타 입장에선 크게 달라질게 없다.
다만 그 동안 론스타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해온 민주통합당 등 정치권과 노동계 등의 극렬한 반발이 예상된다.
실제로 민주통합당은 지난 16일 금융위를 항의 방문한데 이어 17일엔 김석동 금융위원장을 국회로 불러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승인 절차를 중단하라고 압박한 바 있다. 국회 차원의 청문회와 국정조사, 특검 등도 추진하겠다고 경고한 상태다.
한편 금융위는 이날 오후 4시30분경 정례회의 결과에 대해 공식 브리핑할 예정이다.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 역시 이날 오후 5시 30분경 브리핑을 열고 외환은행 인수 후 구상에 대해 설명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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