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임일곤기자] 포스코(005490)를 놓고 외국계와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간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1월 신세계, 삼성전기에 이어 이번에는 포스코를 두고 외국계와 국내증권사가 붙었다.
외국계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비관적인 리포트를 내놓은 것에 대해 국내 한 애널리스트가 "일고의 가치가 없다"며 "어떻게 나온 수치인지 내것과 한번 비교해봤으면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5일 외국계 증권사인 골드만삭스는 포스코에 대해 "작년 2분기 이후 원자재가격 상승과 이에 따른 마진축소 전망으로 포스코와 아시아 철강주에 대해 조심스런 입장을 취해 왔다"며 "올해의 경우엔 포스코의 수익성이 13% 가량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주가에도 영향을 줬다. 사흘 동안 상승세를 이어갔던 포스코는 외국계 리포트의 영향으로 나흘만에 내림세로 돌아섰다. 5일 오후 2시19분 현재 포스코는 전날보다 3~4% 하락한 51만원대로 거래되고 있다. 장초반 52만3000원으로 시작하며 오름세를 지속했으나, 골드만삭스 리포트가 전해지며 부담으로 작용한 듯하다.
골드만삭스(애널리스트 Rajeev Das·윤신원)는 이날 "원자재 가격이 급등해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낮추고 투자의견도 '매도'로 하향조정했다. 또한 "올해 포스코 이익은 13%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영업이익을 3조7000억원(회사 목표 4조8000억원)으로 추정했다.
골드만삭스는 "철광석과 석탄 공급 가격 합의도 주가에 부정적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 다음 계약 기간 중 철광석 가격은 60%, 석탄 가격은 104% 상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비관적인 실적 전망에 대해 양기인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일고의 가치가 없다"며 다소 격양된 반응을 보였다.
양 애널리스트는 "투자의견은 애널리스트 마음이니 상관 없지만 영업이익 3조7000억원은 어떻게 나온 수치인가"라며, "수익모델을 내 것과 한번 비교 해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양 애널리스트는 "골드만삭스의 애널리스트는 지난 2006년에도 현대제철의 수익예상을 비관적으로 내놓아 주가를 밀어 냈는데 당시에도 설득력이 없었다"며 "이러한 설득력 없는 보고서에 대해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대응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양 애널리스트는 지난달 리포트를 통해 포스코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66만원을 제시한 바 있다. 이는 골드만삭스가 제시한 투자의견 `매도`와 목표주가 45만3000원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양 애널리스트는 포스코에 대해 "기대 이상의 내수가격 인상으로 상반기 이익 모멘텀이 회복되고, 올해 연간 영업이익도 증가 추세가 예상된다"며 "향후 원료가격 인상이 예상치를 상회할 경우 제품가격의 추가 인상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반면 골드만삭스는 "시장은 지난해 포스코의 내수 가격 결정력이 얼마나 낮은 지를 고려하지 않는다"며 "포스코가 올해 원자재 가격 급등을 어떻게 대처할 수 있는 지 의구심이 가는 요인"이라고 말해 양 애널리스트 간 의견차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
김경중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도 "골드만삭스의 논리는 주변 요인을 가지고 쉽게 의견을 제시하는 것 같은데 펀더멘탈로 가지고 논리적인 투자의견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골드만삭스는 작년에도 포스코에 대해 안좋다는 의견을 제시한 적이 있다"며 "전반적으로 국내 시장을 안타깝게 보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국내 애널리스트들의 반응에 당사자인 윤신원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는 "회사 규정상 대외적으로 특별히 말할 게 없다"며 "리포트 내용대로이다"라고 답변했다.
큰 시각차를 보이고 있는 외국계 증권사의 애널리스트와 국내증권사의 애널리스트. 과연 누구의 생각대로 주가가 움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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