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수첩] ‘한류스타’ 최지우의 새 영화 ‘연리지’의 언론 대상 시사회와 간담회가 열린 3일 서울 메가박스 영화관.
영화에 관한 질문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 잡지사 취재진이 마이크를 잡았다.
“최지우씨는 영화 속에서 정말 아름다운 사랑을 하시는군요, 혹시 실제로도 그런 사랑 혹은 결혼을 하실 생각은 없으신가요.”
미혼인 여배우에게 당연한 의문이라는 생각과 함께 영화 관련 간담회에서는 조금 ‘뜬금없다’는 느낌이 함께 들 찰나, 대답을 한 사람은 최지우가 아닌 영화 홍보사 직원이었다.
“영화에 관한 질문 외에는 받지 않겠습니다.”
이어 “최지우씨 본인은 대답을 하시려는 것 같은데 왜 답변을 막느냐”는 취재진과 “영화 외적인 질문을 삼가 바란다”는 홍보사간의 ‘힘겨루기성’ 질문과 대답이 몇차례 오고 갔고 간담회장에 순간 감도는 ‘싸늘한’ 기운.
심지어 “결혼에 대한 생각이 없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 나도 결혼에 대한 생각이 있다. 미혼자면 누구나 그런 것이 아니냐”는 진행자의 조금은 ‘썰렁한’ 농담까지 이어졌다.
결국 결말은 최지우의 입에서 지어졌다. “오늘은 이 영화가 잘됐으면 하는 마음이 커서 다른 생각을 할 여유가 없네요.”
영화 관련 간담회나 기자회견장에서 꽤 자주 보여지는 풍경이다.
영화배우도 ‘연예인’이란 타이틀을 벗어나기 힘든 직업, 이들의 사생활이나 주변 상황들은 당연히 연예 뉴스거리다. 대중의 사랑을 받는 '스타'인 만큼 개인에 대한 대중적인 관심도 지대하기 때문이다.
또 간담회는 배우가 곤란한 질문을 피하기 어려운 ‘공식적’이고 ‘공개된’ 행사이기 때문에 이같은 취재진의 ‘시도’는 끊이지 않는다.
독도 문제가 민감한 시기, 배용준에게 일본 기자들 앞에서 “독도는 어느 나라 땅이라고 생각하냐”고 묻거나 이혼설이 나도는 배우에게 “결혼 후 많이 행복하냐”는 식의 ‘유도 질문’을 하는 경우다.
하지만 영화사나 홍보사 입장에서는 영화 외적인 배우의 사생활이나 개인적, 혹은 시기적으로 민감한 사안이 작품 보다 더 부각될 소지가 있기 때문에 이같은 질문에 대한 ‘수비’가 철저하다.
한 영화 홍보사 관계자는 “그런 질문을 사전에 막지 못하면 배우가 간담회나 기자회견 자체를 꺼리는 경우가 생겨 홍보 일정을 진행하기가 어려워진다”고 털어놓는다.
결국 독자들에게 스타에 대한 '뉴스’를 제공하려는 취재진과 작품 홍보와 배우를 감싸기에 집중하는 홍보사들의 첨예한 입장 대립이 영화 간담회장의 조금은 껄끄럽지만 흥미로운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다.
노컷뉴스 방송연예팀 이찬호 기자 hahohei@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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