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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스크'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 후 코로나 감염자 속출

장영은 기자I 2022.05.09 11:21:43

3년만에 열린 대규모 행사…대부분 ''노마스크''로 참석
블링컨 국무장관 포함해 기자들 다수 코로나19 확진
개최 전부터 우려…“실내 모임 아직 위험”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미국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 참석자들의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증가하면서 미국 내 바이러스 재확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워싱턴DC의 한 호텔에서 열린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 (사진= 제이다 위안 WP 기자 트위터)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8일(현지시간) 지난달 30일 열린 백악관 출입기단 만찬 참석자 중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사실상 마스크 의무가 전면 해제된 상황에서 실내 모임이 늘고 있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은 미국 대통령과 정관계, 언론계 인사 등 수천 명이 참석하는 연례 행사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2년간 열리지 않다가 올해 3년만에 행사를 재개했다. 워싱턴DC 한 호텔에서 열린 올해 행사에는 2600여명이 참석했다.

정부 관계자 중에서는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이 참석 직후인 지난 4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ABC방송, 워싱턴포스트(WP), 미국의소리(VOA), NBC방송, CBS, 폴리티코 기자 등이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였다. 아직 입원할 정도의 중증 환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힐은 “(만찬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정확한 수치는 없으며 참석자들이 만찬에서 감염됐는지 지난 주말 다른 파티에서 감염됐지는 확실치 않다”면서도 “일련의 보고된 사례들은 대규모 실내 모임이 위험을 수반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행사가 열리기 전부터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해제된 상황에서 ‘노마스크’로 진행되는 이번 행사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실제로 이날 행사에 참석한 조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한 대부분이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미국 감염병 권위자이자 백악관 의학 고문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감염을 우려해 참석하지 않았다.

만찬에 참석한 제이다 위안 WP기자는 지난 4일 자신의 트위터에 행사 사진을 올리면서 “행사장은 마치 호러 영화 같았다. 출구도 없다. 말 그대로 테이블 사이에 갇혀 있다”며, 높은 밀집도와 그로 인한 감염 위험을 우려했다.

월리드 겔라드 피츠버그대 의대 교수는 이번 행사에 참석한 사람들은 매우 ‘특권적인 계층’이라며 코로나19에 감염되더라도 치료제를 얻기 매우 쉽겠지만, 이들로 인해 감염된 다른 사람들은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WP는 전날 백악관 당국자를 인용해 올해 가을과 겨울 미국에서 오미크론 변이의 하위 변종으로 코로나19 재확산이 일어날 수 있다며, 확진자가 1억명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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