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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尹팬카페·한동훈 미성년자녀까지 무차별 통신조회

한광범 기자I 2022.01.09 17:20:50

평범한 50대 주부 통신조회 대상…"어이 없다"
한동훈 "공수처, 막나간다…사찰 분명히 존재"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왼쪽)과 한동훈 검사장. 사진은 2019년 10월 17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국정감사 당시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팬클럽 회원인 50대 주분의 통신자료를 조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윤 후보의 검찰 내 최측근인 한동훈 검사장(사법연수원 부원장)에 대해서도 본인인 물론 아내와 미성년 자녀에 대해서도 무차별적인 통신자료 조회가 이뤄졌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고발사주 의혹을 수사 중인 공수처 수사3부(부장검사 최석규)는 지난해 10월 서울 종로에 사는 50대 가정주부 김모씨의 통신자료를 조회했다. 윤 후보의 팬카페인 ‘22C 대한민국과 윤석열’과 한 검사장 팬카페인 ‘위드후니’에서 활동 중인 김씨는 “아무 생각 없이 통신조회를 신청해봤는데 결과를 보고 어이가 없었다”고 비판했다.

공수처는 비슷한 시기 한 검사장과 그의 아내, 미성년 자녀까지 통신자료를 조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팬클럽에 이어 미성년 자녀까지 통신조회 대상이 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공수처가 고발사주 의혹과 관련해 막무가내식 통신조회를 했다는 의혹은 더욱 짙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 검사장은 이 같은 의혹이 보도되자 기자들에게 보낸 입장문을 통해 “공수처 수사는 정상적인 수사방식이 아니다”며 “수사기관이 이렇게 인권이나 헌법 무서운 줄 모르고 막 나가는 것을 보지도 듣지도 못했다. 지금 공수처의 민간인, 언론인, 정치인 사찰은 분명히 존재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정치권에서 근거 없이 뇌피셜로 정파적 의혹을 제기하며 공수처 수사를 요구하고, 어용단체가 그대로 공수처에 고발하며 언플하면 공수처가 저인망식으로 권력 반대자들을 언론인이든 민간인이든 가리지 않고 마구잡이로 탈탈 털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러고 나서도 아무것도 안 나오면 ‘아마추어라서 그렇다’고 황당한 소리를 하면서 뭉개고 넘어가는 일들이 반복되고 있다”고 직격했다.

한 검사장은 “어떤 이유로 어떤 절차를 거쳐 이런 일을 했는지 구체적으로 밝혀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는 마음에 안 들면 마구잡이로 털고 겁주는 게 정상적인 수사방식이자 뉴노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팬카페 회원이 통신조회 대상이 됐다는 점에 대해 “동호회 활동을 하는 순수 민간인들을 상대로 무차별 통신조회를 하는 것은 선량한 국민들을 겁주고 불안하게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제 다들 ‘혹시 나도’ 하고 불안해하고 ‘귀찮고 험한 일 당하지 않으려면 앞으로는 자기검열을 해야 겠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국민들을 겁박해서 움츠러들게 하는 불순한 효과는 이미 달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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