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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에 다르면 도시바는 기존 6개 사업 분야를 △발전설비 등 인프라 △하드디스크 등 디바이스 △반도체 메모리 3개로 나눠 상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도시바는 현재 △원자력·화력 등 발전설비 에너지 △도로·철도 등 교통시스템 △엘리베이터·에어컨 △판매정보관리시스템(POS) △하드디스크구동장치(HDD) △반도체 등 6개 분야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다. 분할 상장은 2년 후를 목표로 하고 있다.
구조 개편이 실현되면 일본 대기업이 사업을 완전히 분할해 상장하는 첫 사례가 된다. 미국은 사업마다 분할해 상장하는 방식이 하나의 전략으로 정착했다. 휴렛팩커드(HP)나 듀퐁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흔치 않은 전략이다.
도시바가 이례적으로 분할 상장을 검토하는 것은 ‘복합기업 디스카운트’를 막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도시바는 발전소부터 소비자용 가전까지 폭넓게 다루며 일본의 고도성장을 이끌어왔지만, 수많은 사업을 떠안은 복합기업 가치가 각 사업부문의 가치 합계보다 더 저렴해지는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복합기업은 전체 실적이 안정적으로 상향한다는 장점은 있지만, 경영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각 사업에 필요한 투자액과 회수까지 자본 효율이 다르기 때문이다. 실제 도시바의 재생에너지 분야는 수십년 앞을 내다보고 연구개발(R&D)을 추진해야 하는 반면 반도체 사업은 단기간에 움직이는 시황에 촉각을 세워야 하는 등 사업 전략이나 수익 구조가 크게 차이가 난다.
또한 도시바가 경영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 분할 상장을 검토한다는 해석도 있다. 6년 전 부정회계가 발각된 데다 원자력 사업에서 거액의 손실을 내는 등 도시바는 경영 위기에 빠진 상태다. 최근에는 기업 운영을 둘러싸고 목소리를 높이는 주주들과의 대립으로 경영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도시바로서는 많은 사업을 벌이느라 복잡해진 경영을 회사 분할을 통해 효율화하고 기업 가치를 올림으로써 혼란을 수습할 수 있기를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부터 도시바는 전략위원회를 꾸려 핵심 사업과 비핵심 사업을 구분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도시바 자회사는 300개, 직원은 11만7300명에 달해 이를 3개 사업 부문으로 나누기까지는 상당히 복잡한 작업과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중 반도체 메모리는 옛 도시바메모리인 키옥시아의 주식 보유 회사가 될 전망이다. 반도체 부문을 디바이스에 포함해 3개가 아닌 2개 부문으로 분사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