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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헤닉 개라지스 헤니 김 대표 인터뷰(1) - 디자이너, 참을 수 있는 불편함 '리빌드'에 빠지...

김학수 기자I 2016.11.08 09:48:07
[이데일리 오토in 김학수 기자] 지난 10월 경남 창원에 위치한 창원컨벤션센터(CECO)에서 신개념 지식콘서트 ‘테크플러스(tech+) 창원’이 개최됐다. 지난 2009년 첫 행사를 가진 ‘테크플러스’는 산업기술과 인문학 등 다양한 분야를 융합하는 신개념 지식콘서트로 8년 동안 2만 3천명 이상이 참여한 기술과 인문융합을 다루는 국내 최고의 행사로 자리잡았다.

올해 테크플러스에서 ‘4차 산업혁명, 연결이 만드는 미래’를 주제로 진행됐다. 그 중 눈길을 끄는 연사가 있었다면 단연 국내 최초의 리빌드 브랜드 ‘모게닉 개러지’를 이끌고 있는 헤니 김 (김태성) 대표일 것이다. 그는 ‘새로운 기술, 산업이 등장해도 사람을 외면하면 안 된다’는 주제로 강연을 해 많은 이들의 눈길을 끌었다.

테크플러스가 성공리에 끝난 후 헤니 김 대표와 만나 모헤닉 개라지스의 과거부터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디자이너, 자동차를 사랑하다

리빌드 브랜드 모헤닉 개라지스를 이끄는 헤니 김 대표는 사실 자동차를 좋아하지만 ‘자동차와 관련된 일’을 했던 사람은 아니다. 지난 1995년 홍익 미대 목조형가구학과를 졸업한 이후 10년 넘게 ‘더 디자인(THE DESIGN)’이라는 가구 디자인 회사를 운영해왔다. 그러나 더 디자인은 지난 2008년 끝을 맺었다.

헤니 김 대표는 “더 디자인은 유망한 기업이었다”라며 웃었다. 실제로 더 디자인의 제품들은 시장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시장의 상황은 저가의 중국 제품들이 몰려 들어오면서 급변했고, 이는 70여 명의 직원들이 만들어 오던 더 디자인의 시계를 멈추게 하는 계기였다.

어쨌든 다른 남자들과 마찬가지로 헤니 김 대표 역시 자동차를 좋아했다. 그는 “기아 엘란이나 아우디 TT 같이 디자인적으로도 매력적이고, 스포티한 차량들을 무척 좋아했다”라며 “예전부터 자동차 관련 동호회 활동도 많이 했고, 또 주도적인 역할을 한 동호회도 무척 많았다”고 말했다.

개인의 만족을 위해 시작한 튜닝

모헤닉 개라지스의 시작은 전략적인 선택이라기 보다는 ‘자연스러운 흐름’이었다. 헤니 김 대표는 “오토캠핑을 위해 차량을 찾던 중 미쓰비시 파제로를 기반으로 제작된 갤로퍼가 눈길을 끌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순정의 차량으로는 자신이 원하는 갤로퍼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에 튜닝을 시작하게 됐다.

하지만 디자이너 출신이라는 특성 때문인지 기존 시장에 나와있던 제품들이 썩 만족스럽지 않았다. 헤니 김 대표는 “개인적으로 튜닝 시장에는 전문적인 디자이너들이 없다 보니 양산 모델 대비 디자인적인 완성도나 심미적으로 뛰어난 제품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내 만족을 위해 내가 원하는 제품들을 디자인하고 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전공은 물론 이미 디자인 제품을 제작한 경험이 있던 탓에 헤니 김 대표가 디자인하고 만든 제품은 단순히 ‘헤니 김’ 개인 외에도 같은 동호회의 회원들에게 많은 인기를 얻었다. 이에 헤니 김 대표는 ‘애프터마켓’ 시장에 대한 가능성을 보고 “동호회 내에서는 판매를 하며 잡음이나 분란이 생길 위험이 있어서 별도의 채널(블로그)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헤니 김 대표는 ‘지금 다시 돌아보니 말 그대로 취미가 사업이 된 것 같다”라며 “그래도 확실한 것은 애프터 마켓, 튜닝 시장은 아직 디자이너들의 역량이 100% 발휘되지 않은 곳인 만큼 앞으로의 발전이 기대되는 영역”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국내의 튜닝 관련 제조 업체들은 ‘제작 능력’은 우수하나 ‘디자인’ 부분에서 아쉬운 점이 많은 점이 떠올랐다.

리빌드, 자동차 문화의 미래

그렇다면 모헤닉 개라지스의 배경은 무엇일까? 헤니 김 대표의 답변은 무척 간단했다. 그는 “자동차 문화가 발전하면 클래식카와 리빌드 문화가 성장한다”라며 “시장 및 생산 규모 대비 자동차 문화가 아직 미숙한 국내의 경우 스포츠카, 슈퍼카 그리고 드라이빙 등이 주된 화제지만 앞으로 시간이 흐르면 클래식카와 리빌드 시장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자동차 문화가발전한 나라들은 ‘현재의 자동차’를 비롯해 ‘미래의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과거의 멋’에 관심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미국이나 유럽 같이 멀리 가지 않고 가까운 일본의 경우에도 리스토어 개러지들이 무척 많고, 리빌드 문화와 클래식카에 대한 놀라울 정도의 가치 평가를 내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국내 역시 최근 클래식카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늘어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아직 자동차 문화의 균형 잡힌 성장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성장이 더딘 것이 사실이다. 이에 헤니 김 대표 역시 “아직 자동차 문화가 성숙되지 않았기 때문에 클래식카나 리빌드 문화가 자리 잡기는 쉽지 않지만 분명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순간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뜨거운 관심의 대상, 모헤닉 개라지스

모헤닉 개라지스는 리빌드를 주요 사업으로 내세운다. 특히 4X4의 대표적인 모델인 현대 갤로퍼가 주된 작업의 대상이다. 헤니 김 대표는 “현재 모헤닉 개라지스는 총 25 명 가량이 근무를 하고 있으며 꾸준히 차량 리빌드에 정신 없는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라며 “처음에는 관심 정도였던 분들이 어느새 팬이 되고 또 후원자로 함께 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이런 관심은 모헤닉 개라지스의 발전을 보장하는 이유가 됐다. 실제 파주에 위치한 모헤닉 개라지스의 리빌드 공장은 지난 시간 동안 총 40여 대 이상의 차량을 출고했다. 이에 헤니 김 대표는 “예전부터 꾸준한 인기를 끌긴 했으나 아직 더 많은 주문이 남아있다”라며 “현재 40~50대 가량이 더 주문 된 상태”라고 말했다. 사실 상 2018년 상반기 출고분까지 이미 예약이 된 상태인 것이다.

헤니 김대표는 “고객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어 보면 앞서 말했던 것처럼 ‘자동차 문화 발전을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느끼며 “이미 많은 분들이 클래식카나 리빌드에 대해 많은 알고 있는 만큼 한국 시장 역시 리빌드 문화와 클래식카 시장이 발전할 가능성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2세대에 이른 모헤닉 G

현재 모헤닉 개라지스에서 생산하고 있는 제품은 2세대 모헤닉 G다. 지금은 2세대 모헤닉 G가 주력인 만큼 1세대 모헤닉 G는 수치 제원 정보로만 확인할 수 있는 수준이다. 1세대 모헤닉 G는 당초 갤로퍼의 섀시와 엔진 등 부품 대부분을 순정 상태로 유지하면서 기본적인 성능 및 편의 사양의 개선을 이뤄냈다.

헤니 김 대표는 “1세대 모헤닉 G로는 부족한 점이 많았던 만큼 엔진 출력이 한층 개선되는 것과 동시에 시대가 원하는 품질을 충족하기 위해서 새로운 브랜드를 알리는 2세대 모헤닉 G를 선보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2세대 모헤닉 G는 기존의 엔진대신 이후에 등장한 차량들에 탑재된 엔진사용했다. 덕분에 2세대 모헤닉 G는 1세대 모델 대비 더욱 강인한 힘과 경쾌한 움직임을 선사한다.

참을 수 있는 불편함을 담다

한편 헤니 김 대표는 모헤닉 개라지스의 작업에 있어서 ‘참을 수 있는 불편함’을 언급했다. 자세한 설명을 요청하자 “우리의 차량에 오토 도어록이 없는 것이 한가지 예시일 수 있을 것 같다”라며 “오토 도어록은 없으면 다소 불편한 요소지만 키를 꽂고 돌려 시동을 거는 그 맛은 감성적인 부분에서 우리의 차량과 어울리는 요소”라고 말했다.

다른 요소도 마찬가지. 모헤닉 개라지스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대신 ‘스마트폰 도킹 시스템’을 적용했다. 이는 “소비자들이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더욱 활용성이 좋다”라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도킹 시스템과 맞물리는 오디오 시스템은 레트로 사의 제품을 사용해 클래식하면서도 과거의 느낌을 물씬 느낄 수 있도록 했다.

헤니 김 대표는 “우리는 완벽한 세팅을 잡기 보다는 ‘과거의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셋업’을 지금의소비자들이 부담 없이 생각한다”라며 “서스펜션이나 시트 등 운전자가 경험하게 되는 부분은 모두 매년, 매 순간 고민하고 또 발전과 고유의 감성을 낼 수 있는 방법을 찾고 고민하고 있다”라며 웃었다.

마니아들이 만들어 가는 모헤닉 개라지스

한편 헤니 김 대표는 “모헤닉 개라지스의 파주 공장에 와보면 정말 놀라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차량 제작 및 튜닝 부분에서 상당히 뛰어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그는 “모헤닉 개라지스가 큰 업체가 아니다 보니 실제로 고객들이 처음에 의심을 가지다가 공장을 본 후에는 100% 신뢰하는 모습이다”라며 웃었다.

특히 복원 부분에서의 경쟁력을 자신했다. 그는 “모헤닉 개라지스의 가장 큰 강점은 바로 ‘우수한 복원 기술’에 있다”라며 클래식 트럭 리빌드 브랜드인 아이콘, 클래식 포르쉐 전문 업체인 싱거 포르쉐 등을 언급하며 “유수의 브랜드들과 경쟁을 하더라도 작업의 절차나 검수 기준이 무척 엄격해 더 좋은 제품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모헤닉 개라지스에는 25명의 직원들과 열 명 정도의 연수생들이 근무하고 있다. 총 35명의 ‘모헤닉 크루’들이 1년 이상 꾸준한 교육을 받고 경험과 기량을 쌓았다. 헤니 김 대표 역시 “자동차를 좋아하지만 일반 정비가 아닌 ‘차를 만들고 싶은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단순히 차량 정비 기술 외에도 하네스 시스템을 비롯해 다양한 제작 기술 등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과거를 현재의 시간에 재해석하다

모헤닉 개라지스를 통해 과연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을까? 이에 헤니 김 대표는 “사람들이 리스토어와 리빌드를 사전적인 의미로 분류해서 말하는 경우가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두 가지 모두 같은 의미라고 생각하고 있다”라며 “모헤닉 개라지스는 ‘70~80년 대, 그 시기에 경험했던 과거의 차차량들을 현재의 감성으로 재해석하는 것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모든 사람이 알고 있겠지만 70~80년대의 감성을 2016년, 최신 기술이 산재되어 있는 상황에서 100% 고집을 부리는 것도 무리가 있다”며 “앞서 말했던 것처럼 원복과 재해석을 하면서 소비자들이 ‘참을 수 있는 불편함’을 유지하는 타협점’을 찾아 앞으로도 더 많은 사람들에게 과거의 감각에 대한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 모헤닉 개라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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