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가진 서울 30대 비율 10년새 `29.5%→12%` 곤두박질

양희동 기자I 2016.06.21 11:00:00

월세 증가도 30대가 다른 연령층의 4배 달해
서울시민이 진 빚의 대부분은 주거비 관련
거주지 선택 최우선 고려는 '경제적 여건'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지난 10년간 서울시민 중 내 집을 가진 비율을 나타내는 ‘자가 보유율’은 감소하고 대신 월세 비중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거비 증가와 소득 감소로 인해 자산 형성 기회가 사라진 30대의 자가보유율은 2005년 30% 수준에서 지난해 10%대로 곤두박질쳤다.

또 서울의 가구 부채율은 50%에 육박했고 빚의 대부분은 주택 임차 및 구입에 쓰였다. 극심한 전세난 속에 탈(脫)서울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거주지를 선택할 때도 ‘교통’이나 ‘교육’이 아닌 ‘경제적 여건’을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가 21일 발표한 ‘2016 서울서베이 도시정책지표조사’결과에 따르면 서울의 자가보유율은 2005년 44.6%에서 지난해 41.1%로 3.5%포인트 감소했다. 또 전세 비중도 33.2%에서 32.9%로 0.3%포인트 줄었다. 반면 월세는 20.4%에서 26%로 5.6%포인트 늘었다. 자가와 전세를 살던 시민 상당수가 월세로 옮겨간 때문으로 풀이된다.

자가 및 전세의 월세 전환 현상은 가구 부채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2015년 기준 서울의 가구 부채율은 48.4%로 전체 가구의 절반 가량이 빚을 안고 살고 있다. 이 중 절반을 훌쩍 넘는 66%가 주택 임차 및 구입 때문에 빚을 지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결혼과 출산 등으로 지출이 급증하는 30대의 경우 주택 임차 및 구입에 따른 부채 비율이 76.7%로 전 연령층 중 가장 높았다.

그러나 정작 내 집을 가진 30대의 비율은 2005년 29.5%에서 작년엔 12%로 절반 이상 급감했다. 대신 월세살이 비중은 19.4%에서 41.5%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월세 증가율(5.6%포인트)의 4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다른 연령대의 월세 비중의 경우 40대는 15.9%→17.8%로 1.9%포인트 늘어나는데 그쳤고 50대(15.9→13.8%)와 60대 이상(19.2→18.6%)은 오히려 감소한 것과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결국 30대는 내 집 마련의 기회를 잃고 빚에 허덕이며 월셋집을 전전하고 있다는 얘기다.

극심한 전세난으로 인해 서울에서 수도권으로 밀려나는 탈서울 현상도 거주지 선택시 고려 요인 조사에 그대로 드러났다. 서울시민이 거주지를 결정할 때 가장 많이 고려하는 부분은 60.3%가 ‘경제적 여건’이라고 답했다. 전통적으로 중시됐던 ‘교통 여건’(37.5%)이나 ‘교육 환경’(16.5%), ‘편의시설’(4.1%)보다 중요도가 월등히 높았다. 그러나 10년 후에도 서울에 계속 살고 싶다고 답한 비율은 전체 59.4%에 달했고 10대(68.5%), 20대(66.7%), 30대(60.3%) 등 나이가 어릴수록 거주 희망 비율이 더 높게 나타났다. 젊은층은 서울 거주를 원하고 있지만 경제적 여건 탓에 수도권으로 떠나고 있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결과다.

최영훈 서울시 정보기획관은 “서울서베이 결과에 나타난 서울시민의 삶을 면밀히 분석해 서울의 미래를 예측·대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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